한국야구 프리미어12 조별리그 탈락...슈퍼라운드 진출 목표 좌절

강호철 기자 2024. 11. 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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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호주전 결과 관계 없이 탈락 확정
김도영·박동원·박성한 등 타자는 합격점...투수들 선발·불펜 대부분 낙제점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9대6 역전승을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한국은 18일 일본과 대만이 나란히 승리하면서 남은 호주전에 관계 없이 4강이 겨루는 슈퍼라운드 진출 꿈이 꺾였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4 프리미어12 조별리그에서 결국 탈락했다.

17일 대만에서 열린 B조 예선에서 대만과 일본이 승리하면서 남은 호주전(18일 오후 2시)과 관계 없이 4강이 겨루는 슈퍼라운드 진출 꿈이 꺾였다.

대만은 호주를 11대3으로 대파했고, 일본은 접전 끝에 쿠바를 7대6으로 제압했다. 일본이 4연승으로 조 1위, 대만이 3승1패로 조2위를 확정지었다. 한국이 18일 호주를 누르고, 대만이 쿠바에 질 경우 3승2패로 동률이 된다. 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을 6대3으로 꺾은 대만이 슈퍼라운드 티켓을 거머쥔다. 프리미어12에서 2015년 우승, 2019년 준우승 성적을 거뒀던 한국은 이번엔 조별 예선에서 고배를 마셔 2023 WBC 조별 예선 탈락에 이어 2번 연속 프로 참가 세계 대회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은 이번 프리미어12에 다른 대회보다 젊은 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더 비중이 큰 대회를 위해 젊은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뚜껑을 연 결과 투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역시 김도영... 한층 더 성장

프로 3년 차 김도영(KIA)은 올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에 이어 국제 무대에서도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대만과 치른 1차전에서 적시타를 때렸고, 쿠바를 상대로 만루포 포함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면서 5타점을 뽑아냈다. 파워와 정확성에, 느슨한 상대 플레이를 놓치지 않는 주루 능력과 멋진 수비 실력까지 선보였다. 유망주를 관찰하기 위해 대만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시선을 이미 확 잡아놨다.

올 정규 시즌 때 전력 탐색차 한국을 찾은 일본 대표팀 이바타 감독도 김도영에 대해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는데, 그 경험을 살려 올해 무서운 타자가 됐다”며 경계심을 나타냈을 정도다. 일본 언론이 ‘김도영을 4타수 무안타(2삼진)로 봉쇄한 게 (일본의 한국전) 승리 요인’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4차전에선 중간에 교체된 김도영은 18일 호주전에 다시 나선다.

김도영 외에도 서른넷에 태극 마크를 단 박동원(LG)이 4경기 모두 포수 마스크를 쓰고 16타수 6안타(홈런 1, 2루타 2) 3타점으로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한 역전 드라마 주인공 중 하나인 박성한(SSG)도 정교한 타격 기술로 5안타를 때렸고, 도루 2번으로 상대 내야를 휘저었다.

16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너진 선발... 곽빈만 체면 치레

아쉬운 것은 마운드다. 4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선수 중 기대를 충족한 것은 쿠바전 선발 곽빈(두산)이 유일했다. 승리 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선발투수 구실을 했다. 하지만 고영표(대만전 2이닝 6실점), 최승용(일본전 1과 3분의2이닝 2실점) 임찬규(도미니카공화국전 3이닝 3실점) 모두 상대 화력을 견뎌내지 못했다. 원태인(삼성)과 박세웅(롯데)이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아쉬운 성적표다. 불펜 투수들도 비교적 호투했지만 타격 기술이 정교한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는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도 마지막 결정구가 없어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 더 다듬어야 할 여지가 많다는 숙제를 남겼다.

B조 예선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일본과 대만은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가면서도 반 박자 빠르게 투수를 교체하는 등 단기전 승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베네수엘라와 미국(이상 A조), 일본과 대만(이상 B조)이 벌이는 슈퍼라운드는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네 팀이 다시 풀리그를 치른 다음 그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2팀이 결승, 하위 2팀이 3·4위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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