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 홍보하려고"···장갑차까지 움직인 '야탑역 살인 예고범', 수천만원 물어내나

경찰, 야탑역 '살인 예고' 20대에 수천만원 손배소 검토

야탑역에 있는 장갑차.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경찰이 지난해 9월 경기 성남시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협박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A씨(20대)를 상대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내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야탑역에서 30명을 찌르고 죽겠다", "친구들과 함께 흉기를 휘두르고 방화하겠다"는 등의 살인 예고성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시민 안전 보호를 위해 야탑역 일대에 경찰관 180여 명을 긴급 배치했으며, 경찰 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하는 등 대규모 치안력을 투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커뮤니티 홍보를 위해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커뮤니티는 'IP 추적이나 신상 공개 우려가 없는 익명 커뮤니티'라는 점을 강조해왔으며, 이를 알리기 위한 자작극이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 수당, 식대 등 인건비와 차량·장비 운용비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해 청구 금액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약 2개월간 지속된 수사 기간을 고려하면 수천만 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작년 7월 서울 신림역에서 유사 범행을 예고했던 20대 남성을 상대로 437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