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바다…흔들리는 어장
[앵커]
요즘 수산물 가격도 부쩍 올랐죠.
지난 여름 뜨거워진 바다가 식지 않아 양식업장들의 피해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젠 고수온에 견딜 수 있는 대체 어종을 찾는 게 우리 어민들에게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이규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서산의 갯벌.
바지락 수확철이지만 죽은 바지락 껍데기만 널려있습니다.
[장선순/충남 서산시 오지리 어촌계장 : "갯벌이 다 썩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바다의 온도가 뜨거우면 이 생물이 죽는구나."]
바다 수온 상승의 피해를 입은 바지락 양식장 규모는 인근 5개 시군에서만 축구장 3,200개 면적에 달합니다.
경남 통영의 가두리 양식장.
2년 동안 키운 우럭의 70%가 폐사했습니다.
수온이 낮았던 바다 저층까지 28도 넘는 수온이 두 달 넘게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김수환/가두리 양식 어민 : "올해는 특이하게 표층이랑 저층이랑 수온이 똑같았어요. 그물을 아무리 깊이 줘도 밑에도 31도 위에도 31도니까 이게 고기가 다 죽은 것 같아요."]
강원도 삼척 앞바다, 20여 미터 아래로 들어가 봤습니다.
제주 바다에서나 보이던 파랑돔과 벤자리, 금줄 얼게비늘 유어도 보입니다.
모두 동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어종입니다.
[김병직/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아열대성 어종들이 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아열대성 어종인 자리돔 유어와 성어가 보였다는 게 조금 주목할 만했었고요."]
높아진 바다 온도에 맞춰 아열대 어종 양식을 연구하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경남의 어민들과 함께 아열대 어종 벤자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김수환/가두리 양식 어민 : "수온이 오름에 따라서 저희가 변해야죠. 저희가 변해서 맞는 물고기를 찾아야죠."]
[김기태/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연구소 : "수온에 강한 아열대성 어종을 찾아서 국내 환경에 적합하게 맞게끔 대체 품종을 찾아야 하는 게 가장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급변하는 바다 환경에 맞는 대체 어종 양식과 보급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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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 기자 (investigat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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