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 ‘기름 범벅’…화석연료 로비스트 1700명 넘게 참석

조문희 기자 2024. 11. 1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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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그룹 “총회 개편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의장국인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석유 및 가스 회사 경영진 100여명을 회의에 초대했다고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을 포함해 총회 참석 권한을 부여받은 석탄·석유·가스 산업 관련 로비스트는 1700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총회가 더 이상 기후위기 대응 논의에 적합한 무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시르 최고경영자(CEO), 영국 석유회사 BP의 머리 오친클로스 CEO 등 최소 132명의 석유·가스 회사 임직원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손님 자격으로 총회에 초대받았다.

환경단체 ‘거대 오염유발 기업 추방’은 이들 132명을 비롯해 총회 입장권을 받은 석탄·석유·가스 로비스트가 1773명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아제르바이잔과 내년 개최국인 브라질, 튀르키예를 제외하고 이번 회의에 참석한 어떤 국가의 대표단보다도 많은 숫자다.

가디언은 특히 국제환경법센터(CIEL) 분석을 인용해 이 중 최소 480명이 탄소 포집·저장(CCS) 산업과 관련한 로비스트라고 짚었다. CCS는 배출된 온실가스를 포집해 땅에 묻는 식으로 순배출량을 결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기반하나, 기술적 성과가 아직 불명확한 데다 화석연료 이용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디언은 “이는 지구온난화 산업이 (기후) 협상에 미치는 영향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 기후 정책 전문가 그룹은 “더 이상 총회는 목적(기후 대응)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총회 축소와 개발도상국의 의사결정권 강화 등 개편을 요구하는 서한을 최근 유엔에 보냈다.

앞서 석유·천연가스 수출을 주요 국가수입원으로 삼는 아제르바이잔이 총회 개최국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총회 기조연설 중 자국의 석유·가스를 두고 “신의 선물”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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