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행 급행열차 타라” APEC서 ‘세계화’ 강조

박은하 기자 2024. 11. 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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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겨냥 “후퇴” 비판
APEC 뒤에선…페루 시민들 “대통령 사임하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15일(현지시간)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위대는 사회 불안, 경제난, 인권 문제 등에 항의하며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 사임을 촉구했으며,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 1만3000여명이 리마 도심 곳곳에 배치됐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주의 경향이 증가하는 것을 비판하며 “중국행 급행열차에 타라”고 제안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협력은 지정학, 일방주의, 보호주의의 경향 증가와 같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지역, 협력, 개발에 유익하도록 “무역, 투자, 기술 및 서비스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신재생 에너지를 의미하는 ‘녹색 혁신’을 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촉매제로 삼자고 제안했으며 중국이 국경 간 데이터 흐름 개방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아울러 “중국의 추가 개발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은 모든 당사자가 (중국의) 개발 ‘급행열차’를 계속 탑승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전날 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서면 연설에서도 세계화와 무역 자유화 등에 대해 언급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대독한 연설에서 시 주석은 경제적 세계화는 변함없는 추세라면서, 세계화를 막고 “모든 종류의 변명”으로 고립주의를 조장하는 것은 “후퇴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또 성장은 포괄적이고 역동적이고 지속 가능해야 하며 “몇몇 국가”에만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서면 연설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침식될 수 있으며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중국산에는 특히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26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APEC 정상회의는 2025년 한국에 이어 2년 연속 동아시아에서 열리게 됐다.

시 주석은 APEC 기간에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APEC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은 적극적인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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