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수사’ 성패 가를 운명의 2주

김혜리 기자 2024. 11. 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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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구속 시한인 내달 4일까지 최대한 사건 윤곽 잡아야
검, 대통령 육성 담긴 명씨 휴대폰 미확보…수사 차질 불가피
‘명태균 명단’ 오세훈 시장 등 전현직 정치인 소환 여부도 주목
호송차 탄 명태균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경남 창원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구속 당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검찰의 칼끝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명씨의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 등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공천 거래 의혹’을 주요 혐의로 적용했다. 명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총 16차례에 걸쳐 세비(국회의원 보수) 762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검찰은 명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창원 국가산업단지 의혹을 계속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가 2022년 윤 대통령을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보고했다는 의혹과,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창원 산단 유치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추가 수사로 규명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창원 산단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이미 관련자 조사 등을 일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윤 대통령 부부의 여론조사 조작 및 공천 거래 의혹을 지난 13일 창원지검으로 이송했다. 이에 따라 창원지검 수사팀이 명씨를 둘러싼 의혹 수사를 전부 맡게 됐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경남 창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 범위가 더 늘어나면서 전현직 정치인들이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대표직에 오르기 전부터 명씨와 알고 지냈고, 김 전 의원 공천과 지방선거 공천 때도 최종 책임자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명태균 명단’에 포함된 오세훈 서울시장도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 명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 시장을 안철수 후보와의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로 만드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 및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의 증언과 선거 당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선 명씨 구속 기한 만료 전에 얼마나 사건의 윤곽을 잡을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구속 기한인 20일간 명씨를 수사하면서 주요 의혹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나야 이후 수사 동력을 이어가며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가 검찰 뜻대로 되지 못할 경우 명씨를 기소할 때쯤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윗선’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수사를 끝낼 수도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명씨의 휴대전화 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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