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야당 대표에만 가혹”…야권, 한목소리 비판
기본소득당 “법 개정 필요”
진보당은 별도 입장 안 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조국혁신당 등 진보 성향의 야당에서는 검찰과 재판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진보당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아 야권 내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당원대회 축사에서 “정치로 해결할 문제를 법률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민주주의는 말로 싸우는 것으로 서로 논쟁하고 토론하는 과정에 일부 허위가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이자 22대 국회 1당 대표의 정치생명을 끊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에서 “야당 대표에게만 가혹한 판결을 국민께서 납득하겠나”라며 “이번 판결은 자칫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발언을 위축시켜 유권자들의 선택 기회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혁신당이 이 대표 선고와 관련해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한 배경에는 조 대표가 처한 현실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항소심까지 유죄가 나온 상태다.
진보 성향의 야당들은 대체로 이 대표 사건의 1심 판결과 관련해 민주당과 결을 같이한 입장을 내놨다. 사회민주당은 임명희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이 대표 유죄 판결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며 공포정치의 끝판왕”이라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 편파적 사법권력 남용, 2년2개월 동안 검찰이 펼친 수사 탄압을 지켜본 국민은 이번 재판 결과를 냉철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보당은 별도의 논평이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 16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야5당·시민사회단체 합동집회에 참여하는 등 대정부 투쟁에서 민주당과 협력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진보당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1심 선고인 만큼 최종심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현재는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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