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날아가 전방위 외교 나선 尹…北 도발 놓고 시진핑에 한 말이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4. 11.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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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역내 평화, 대화와 협상으로”
韓中정상 ‘방한’·‘방중’ 각각 제안
2년만에 만나며 관계 회복
尹바이든 3차례 만나며 고별 회담
바이든 “뒤에서 돕겠다”
이시바와 한달만에 또 회동
7개국과 양자회담... 대북 국제 여론전
한미일은 대중 압박 한 목소리
APEC 정상들 ‘마추픽추 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미국·일본과 연대하며 한국의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국제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행보다.

15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리마의 한 호텔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한 이후 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러북 군사 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더 직접적으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도 역내 정세의 완화를 희망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중국으로부터 확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한다는 공감대는 형성한 셈이다. 2년 만에 양국이 만나 해빙 분위기를 연출하며 경제 분야는 물론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한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에 어떤 행동을 하겠다는 말은 공식 회담에서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소통을 통해서 중국과도 협력할 수 있는 대목이 무엇이 있는지 계속 살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다만 양국간 미묘한 기싸움은 여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을 중국에 먼저 초청했고, 윤 대통령도 시 주석 방한을 제안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내년 경북 경주에서 APEC이 열리기 때문에 시 주석의 방한이 유력한 상황이다. 애초 한중 관계의 빠른 회복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중 역학 관계에 따라 속도 조절이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윤 대통령은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의를 가졌다. 3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중국 견제 입장도 분명히 했다. 3국은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떠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하며,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반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고별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임기 전반기 중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외교안보 성과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루어 낸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윤 대통령과 함께 많은 중요한 일을 함께 이루어 낸 것에 감사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리더십이 출현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한미 관계를 성원하며 뒤에서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도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도 회담했다. 이튿날에는 르엉 끄엉 신임 베트남 국가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시바 총리와도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약 50분간 회담한 한일 정상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단합된 메시지를 낼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고 이를 위해 셔틀 외교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짧은 기간에 두 번, 세 번 만나 뵐 수 있는 것은 대단히 기쁘다. 이것이 일한관계의 원래 있어야 할 모습”이라며 “북한 등을 포함해 엄중한 안전 보장 환경을 감안해 일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한편 APEC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마추픽추 선언’을 통해 자유롭고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 의지와 여성의 권익 증진 등을 통한 포용적 경제성장 노력 등을 강조했다. 내년 한국에 이어 2025년 중국, 2027년 베트남, 2030년에는 싱가포르가 의장국을 맡아 정상회의를 개최할 전망이다.

페루까지 총 7개국과 양자 회담을 마친 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리마를 떠나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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