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421>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는 조선 전기 문사 권근의 문장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2024. 11.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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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不左不右·불좌불우)/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게 조절해서(無重無輕·무중무경)/ 배에 가득 실려 있는 것들은 지키고(吾守其滿·오수기만)/ 그 가운데서 삿대로 평형을 지켜야(中持其衡·중지기형)/ 그런 연후에야 기울어지지 않고(然後不欹不側·연후불기불측)/ 내 배의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오.

그게 국제신문의 정신이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국제신문의 주인은 지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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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 不左不右·불좌불우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不左不右·불좌불우)/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게 조절해서(無重無輕·무중무경)/ 배에 가득 실려 있는 것들은 지키고(吾守其滿·오수기만)/ 그 가운데서 삿대로 평형을 지켜야(中持其衡·중지기형)/ 그런 연후에야 기울어지지 않고(然後不欹不側·연후불기불측)/ 내 배의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오.(以守吾舟之平·이수오주지평) …

위 문장은 조선 전기 문사인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1409)의 ‘뱃사공 이야기’(舟翁說·주옹설)로, ‘동문선(東文選)’ 제98권 ‘설(說)’에 수록돼 있다. 손님과 배 주인의 대화에서 배 주인이 말한 내용 중 일부이다. 치우침 없는 항상심을 중용(中庸)이라고 한다.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사서(四書)중 하나인 ‘중용(中庸)’ 제2장에 보면 仲尼曰(중니왈): “君子中庸(군자중용), 小人反中庸(소인반중용). 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 小人之反中庸也(소인지반중용야),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이무기탄야)”란 말이 나온다.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는 중용을 행하며, 소인은 중용과 반대로 행한다. 군자가 중용을 행하는 것은 군자다우면서 때에 맞게 행하기 때문이며, 소인이 중용에 반대로 행하는 것은 소인으로서 거리낌이 없기 때문이다.”

중용을 실천한다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공자 말씀대로 군자만이 행하는 도리이다. 최근 국제신문이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듣고 있다. 현 대주주인 능인선원이 빨리 신문사를 매각해 경영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며 전 구성원이 고군분투한다. 국제신문은 혼란스럽던 해방정국인 1947년 창간해 정론직필(正論直筆)을 고수하며 부울경 대표신문으로 지역민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한때 전국 5대 일간지 중 하나였다.

정론직필이란 치우침 없는 그 붓끝을 말한다. 군자로서 흔들림 없는 그 꿋꿋함이다. 필봉이 예리하다 보니 1980년 신군부 때 폐간되기도 했다. 그래도 지역민의 열화 같은 성원 속에 1989년 복간돼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언론 정신을 지켜왔다. 그게 국제신문의 정신이다. 그 정신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국제신문의 주인은 지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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