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대오’ 강조하지만 … 일각 “지도체제 변화 불가피” [이재명 유죄 후폭풍]
김윤덕 “흔들림 없이 투쟁” 내부 단속
“유죄 땐 보전금 문제 생겨 적극 대응”
김우영 “野 지도자 척살” 재판부 직격
벌금형 예상 깬 ‘징역형 선고’에 당혹
“2·3심 가도 바뀌기 불가능” 비관론도
비명계 ‘포스트 이재명’ 조직화 시동
김부겸, 12월 초일회 월례모임 특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민주당은 표면상 “흔들림 없는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당혹감과 함께 지도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5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검사 사칭 관련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분출하는 등 당심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22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돼 원외로 밀려난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더는 야권의 구심점이 될 수 없다는 공감대 속 ‘포스트 이재명’ 체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자 당심의 동요를 막기 위해 리더십 위기론을 사전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은 흔들림 없이 싸우고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뚜벅뚜벅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체제의 변화 가능성엔 “현재까지 당내 이견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를 방어하기 위한 당 차원의 조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이 재판(선거법 사건)이 유죄가 (확정)되면 (대선 비용) 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당 차원에서 변호인단을 구성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법률위원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434억원에 달하는 보전금을 국고로 반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 방어가 불가피하단 것이다.
개별 의원들도 ‘이재명 수호’ 메시지를 앞다퉈 쏟아냈다. 이들은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박찬대 원내대표), “경고한다. 죽이면 죽일수록 더 강하게 더 세게 일어설 것”(채현일 의원), “법원마저 검찰의 ‘정치 살인’에 동조”(민형배 의원)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법원 판단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누가 봐도 가혹해 보인다”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당심 동요 속 비명계 ‘결집’
하지만 벌금형 정도로 예상됐던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형이 선고되자 물밑 당심은 크게 동요하는 기류다. 한 현역 의원은 “2·3심에서 결과가 바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1심을 뒤엎을 수 있는 요인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의원들이 당황한 상황이다. 앞이 깜깜하다”며 “위증교사 사건 1심도 비관적으로 나오면 (당 리더십에) 변화가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다른 의원은 “완전히 카운터 펀치를 세게 맞았다”며 “시쳇말로 ‘멘붕’이 왔다”고 전했다.
이를 방증하듯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 1심 이후 당내에선 “민주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윤석열·김건희 정권과 싸우겠다. 올겨울에 퇴진시키겠다”(정진욱 의원)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피선거권 박탈형을 확정받기 전에 조기 대선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비명계는 ‘포스트 이재명’ 체제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화에 시동을 걸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측은 “12월1일 초일회(비명계 전직 의원 그룹) 월례모임에서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국제정세 전망’이란 주제로 특강을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 측은 “특강은 미 대선 얘기로 한정하며 국내 정치 부문은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소통 과정에서 당내 현안이 자연스럽게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통화에서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초청 강연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새미래민주당(새민주당)도 민주당 의원들과 물밑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일인) 25일 이후엔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야권에) 지각변동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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