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영화 미래 책임집니다…라오스서 날개 펼친 ‘FLY’
- 부산영상위, 열 번째 교육생 배출
- 11개국 21명 6편 영화제작·상영
- 장학생 뽑아 BIFF 참가 등 혜택
- 내년 부산서 1차 프로젝트 종료
“아세안 영화 미래를 위해! FLY 2024, 가즈아(가자)!‘
지난 12일 라오스 비엔티안 메콩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ASEAN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FLY) 2024’에 참여한 아시아 11개국 영화인 21명이 그동안 노력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졸업식에서 앞으로의 영화 작업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목소리였다.
FLY는 아세안 각국에서 모인 영화 인재들이 2주간 한 공간에 머물며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워크숍이다. 2012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아세안 10개국을 차례로 투어하며 졸업생들을 배출했다. 매년 차세대 아세안 영화인들을 육성하고 이들의 영화 제작 활동을 지원하며 궁극적으로 아시아 영화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올해 FLY 2024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에서 선발된 교육생 21명이 참여했다. 지난 9월부터 온라인으로 프리프로덕션 과정을 진행했고, 지난달 30일부터 라오스 현지에서 만나 두 팀으로 나눠 단편영화 6편을 제작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그 결과물인 ▷오블리비언(Oblivion) ▷라이크 어 걸(Like a Girl) ▷크로싱(Crossing) ▷원스 아넌 어 타임(Once Anon a Time) ▷런어웨이(Runaway) ▷더 패밀리(The Family)가 차례로 상영됐다. 가족 이야기를 저마다의 개성 있는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들은 상영이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를 받았다.
졸업식에는 라오스 영화국 시매니 케오카네 부국장과 부산영상위원회 강성규 운영위원장, 주라오스대한민국대사관 정영수 대사를 포함해 교육생과 졸업생 출연진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차세대 영화 미래를 이끌어갈 분들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어 기쁘다. FLY 2024를 통한 라오스에서의 배움과 경험이 앞으로의 성장에 훌륭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7명의 ‘어벤저스’ 강사진이 멘토로 나서 차세대 영화인들을 지도했다. 영화 ‘협상’(2018)의 이종석 감독과 ‘개를 훔치는 방법’(2014)의 김성호 감독, ‘보이스’(2021)의 이선영 촬영감독이 작품의 기획과 연출 촬영 전반에 걸친 교육을 맡았다. 후반작업은‘설국열차’(2013)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 등에 참여한 최민영 C-47 포스트 스튜디오 대표가 편집강사로 활약했다. 최 대표는 FLY 첫 회부터 함께 한 멘토 전문가이기도 하다. ‘아저씨’(2010) ‘올드보이’(2004)로 대한민국영화대상 음악상을 수상한 심현정 음악감독이 음악강사로 초빙됐다.
올해는 제작·미술 파트 강사가 새로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기생충’(2019) ‘외계+인’(2022·2024)에서 연출부와 스크립터로 참여한 정시은 조감독이 영화 제작 전반과 프리 프로덕션 체계화를 맡았고, 구글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광고 아트디렉터로도 활동한 김나영 미술감독이 작품의 시각적 느낌 결정을 도왔다. 김 감독은 “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각국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힘을 실어주는 데 멘토 초첨을 맞췄다”며 “각 나라 문화와 상황에 맞는 유동적 시스템을 만들고 선구자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도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3명의 장학생이 배출됐다. 내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필름아카데미(CHANEL×BIFF ASIAN FILM ACADEMY)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BAFA 어워드’는 미얀마의 노 노 린이 수상했다. 노 노 린은 “앞으로의 진로가 불확실했는데 여기서 연출 멘토님과 이야기하며 진로를 확실히 정했다”고 기뻐했다.
FLY 2024의 협력사인 아퓨처 이미징 인더스트리의 조명 장비를 제공하는 ‘아퓨처 어워드’는 매년 1명을 선발하던 것에서 올해 2명으로 대상을 늘려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리티 섹(캄보디아)과 솜숙 쿤사왓(라오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팀으로 일하면서 소통이 왜 중요한지 배웠다(리티 섹)” “영화에 대해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솜숙 쿤사왓)” 등의 소감을 밝혔다.
영상위는 2012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태국(2013) ▷미얀마(2014) ▷말레이시아(2015) ▷캄보디아(2016) ▷인도네시아(2017) ▷싱가포르(2018) ▷브루나이(2019) ▷베트남(2023) 등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차례로 아세안 국가를 순회하며 221명의 FLY 졸업생을 배출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까지 10개 도시 투어를 마치고 내년 부산 개최를 끝으로 1차 프로젝트가 종료되며, 2차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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