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 ‘콘텐츠’ 동아대 ‘에너지테크’ 특화로 신성장 꾀해
- 총장·부총장 한자리 머리 맞대
- 부산대-부산교대 교원양성 등
- 대학별 전략적 포지셔닝 중요
- 유학생 유치 산업계 협력 강조
지난 15일 열린 ‘2024 지역경제 기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에서는 ‘대학이 살아야 경제도 산다’를 주제로 한 특별대담이 펼쳐졌다. 대담에는 최재원 부산대 총장, 박수자 부산교대 총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강대성 동아대 부총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좌장은 신현석 부산연구원장이 맡았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과의 불균형 등 지역대학이 처한 위기 상황 속에서 생존 전략을 고민한다는 취지로 부산지역 각 대학 총장·부총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신현석 부산연구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국미래연구원은 대한민국 사회의 4대 문제 중 하나로 비효율적인 수도권 일극주의를 꼽았다”며 “이러한 시점에서 대학은 인재 양성이라는 본연의 기능과 함께 지역경제를 이끄는 주체로서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화대학’으로 승부수
지역대학 지원율·입학률이 심각하게 하락하면서 2025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학생 유치와 산업현장 연계 등 지역대학의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지난해 태어난 인구가 24만 명인데, 현재 대학 입학 정원은 56만 명 정도다.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려고 하니 지역대학이 더 힘들어진다”며 “부산에 있는 대학이 수도권과 비교해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서대는 임권택영화예술대학 디자인대학 미디어콘텐츠대학 등 3개 단과대학을 통합해 ‘매머드 종합 콘텐츠대학’ 특화에 집중한다. 앞으로 5년간 시스템을 구축해 문화·콘텐츠 부분 ‘아시아 넘버원 대학’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포부도 담았다. 장 총장은 “지역대학에 양질의 유학생을 유치해 부산에 정착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며 “외국 현지 대학에서 2년, 부산에서 2년 등 ‘2+2’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언급했다.
동서대와 함께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동아대는 ▷에너지테크 ▷휴먼케어 ▷문화·콘텐츠 ▷B(부산) 헤리티지 등 4개 분야를 특화해 부산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대성 동아대 부총장은 “수소산업과 반도체 등 에너지테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교육과의 차별화와 산학 협력을 통해 많은 학생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교원 양성
종합 교원 양성 등 좋은 교육 환경과 기반을 마련해 지역대학으로 학생을 이끌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대표적 사례가 국립대로서 글로컬 대학에 선정돼 2027년 통합 출범을 준비 중인 부산대와 부산교대다. 두 대학은 중점 사업으로 ‘종합 교원 양성 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에듀 트라이앵글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교육도시’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 목표 3개, 전략 과제 9개, 세부 실행 과제 27개를 추진 중”이라며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훈련된 교사를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특수교육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초로 한 곳에서 양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컬 대학 통합 이후 부산교대는 ‘연제캠퍼스’로 활용될 예정으로, 예비 교사와 현직 교사의 에듀테크 관련 창업 지원 등을 계획 중이다.
이와 더불어 부산교대는 ‘2024 부산형 아이비(IB) 글로벌 허브 비전 선포식’을 열어 국제교육 과정도 구축한다. 아이비 교육은 그야말로 교육계의 ‘글로벌 스탠더드’다. 고등학교 과정을 아이비로 이수하면 전 세계 어느 대학이든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박수자 부산교대 총장은 “아이비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격을 인증받은 교사가 있어야 한다. 자격을 부여받으면 전 세계 아이비 학교에 취직할 수 있다”며 “부산에서 아이비 교육을 받게 되면 국제학교에 준하는 교육을 받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지·산·학 전략적 협력
양질의 인적 자원을 배출해 산업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지역대학과 경제가 상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와 관련, 동서대는 기업에 ‘클래스 셀링(교과목 판매)’을 추진한 사례를 설명했다. 송월타올이 외국인 직원에게 근무 매뉴얼을 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동서대 광고홍보학과 과목을 구매해 이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해당 학과 소속 학생들이 매뉴얼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수건 생산 공정 과정을 알기 쉽도록 했기 때문이다. 장 총장은 “학생들이 재학 중에 산학 협력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에 취업해야 부산에 정주한다”며 “그래서 기업에 과목을 팔고, 기업은 과목을 사서 학생을 업무에 활용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부산대는 올해 효성중공업과 빅데이터 관련 산학 협력을 맺고,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했다. 최 총장은 “지·산·학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산업계와의 협력은 아주 빠른 속도로 전개돼야 한다”며 “대학과 학생을 기업에 차별화한 방법으로 노출시켜야 한다. 대학별로 전략적 포지셔닝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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