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살아야 부산이 산다…지·산·학 협력 거버넌스 구축을”

박호걸 기자 2024. 11. 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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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기 살리기 콘퍼런스 기조연설- 오지영 동아대 ESG 지역혁신연구소장

- 부산 인구의 7.1%가 대학 인구
- 내·외국인 유학생 인구유입효과
- 지역 내 총생산 등 경제 큰 영향

- 청년 원하는 일자리 턱없이 부족
- 학령인구 감소 겹쳐 대학들 위축
- 정책 구상단계부터 대학 참여해
- 산업-대학정책 전략적 연계를

지난 15일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에서 열린 ‘2024 지역경제 기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동아대 오지영 ESG지역혁신연구소장은 현재 부산의 상황을 “지역 학령인구 감소와 인구 구조의 역삼각형화가 심화하고 있고, 청년의 지역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오 소장은 “대학이 산업으로 지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대학의 위기는 곧 부산의 위기”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기업-대학 간 정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개별 대학이 아닌 연합 형태의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지난 15일 농심호텔에서 열린 ‘2024 지역경제 기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전호환 동명대 총장, 최재원 부산대 총장, 박수자 부산교대 총장, 허남식 신라대 총장,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안성민 시의회 의장, 하윤수 시교육감, 김세환 국제신문 대표이사,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뒷줄 왼쪽부터 오상준 국제신문 총괄본부장, 강대성 동아대 부총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 신현석 부산연구원장, 김영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 원장, 이준현 부산라이즈센터장, 송복철 부산경제진흥원장. 윤수준 롯데건설 영남지사장, 박지윤 삼미건설 부사장, 오지영 동아대 ESG지역혁신연구소장, 최정현 국제신문 미래전략본부장.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역 대학이 사라진다면

현재 부산에는 14개 대학과 8개 전문대학이 있다. 서울을 제외한 특·광역시 중 가장 많은 수다. 오 소장에 따르면 부산 전체 대학의 재적생 교직원 대학원생 등을 합한 이른바 ‘대학 인구’는 23만5591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7월 기준 부산 전체 인구의 7.1%에 해당한다. 대학 인구는 주요 대학이 몰려있는 금정구와 남구 전체 인구의 각각 24.9%, 21.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2024 지역경제 기살리기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오지영 동아대 ESG지역혁신연구소장이 ‘대학의 지역경제 기여효과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오 소장은 이런 대학 인구가 지역 정주 인구를 늘리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내 총생산 기여, 세수·지역소득 증대 효과, 부가가치 유발 효과 등 경제적 기여는 물론, 인적 자본과 지역 공헌 차원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동아대 사례를 보면 지난해 신입생 중 부산시 내 학생의 입학 비중은 59.1%다. 나머지 40% 이상이 부산 외에서 유입된 청년 인구라는 것이다. 1846명의 외국인 유학생도 동아대에 다니기 위해 부산에 와있다. 오 소장은 동아대생이 지난해 1535억 원을 직접 사용한 것으로 본다. 간접적으로는 생산유발효과 347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785억 원, 취업 유발효과 2720억 원으로 추산한다.

오 소장은 “대학을 통해 학생과 외국인이 부산으로 유입돼 자고, 먹고, 옷과 책을 사고, 이동하며 돈을 쓴다. 교직원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대학이 하나 없어지면 단순히 대학 하나가 문 닫은 것이 아니라 이런 모든 경제·산업적 효과도 모두 사라지고 부산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 감소 이유는 ‘일자리’

2021년 기준 대학 입시경쟁률을 보면 지역 대학의 57%가 3대 1의 경쟁률에 못 미치고,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2년까지 폐교 대학은 모두 20개인데, 이 중 19곳이 ‘지역 대학’이다. 특히 부산의 인구는 고령층이 많고, 저연령층은 낮은 역삼각형화가 심화한다. 지난 7월 기준 부산 인구는 326만 명인데, 이중 고령인구 비율은 23.2%인 반면 유소년 인구 비율은 9.6%에 불과하다.

부산 학령인구도 급감하고 있다. 15~29세 청년 인구 비율이 서울·경기는 모두 20%가 넘는데, 부산은 5.77%에 불과하다. 2000년 부산에서 수능을 칠 수 있는 19~21세 인구는 28만9000명이었는데, 2050년에는 5만7000명으로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청년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로 ‘일자리’와 ‘산업구조’를 꼽는다. 오 소장은 “지역 기업 현황을 보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도소매업 제조업 부동산업 순이다. 종업원 규모도 5~50인 규모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대기업은 0.1%에 불과하다”며 “대학생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산업단지와 대학·상권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며 발제를 이어갔다. 오 소장은 “산업단지 대부분 강서구와 기장군에 몰려있는데, 이는 대학과 소비 지역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학생 취업 추천이 오면 학생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어디에 있느냐?’인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며 “산단 지역에 소비 등의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이런 인식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거버넌스로 공동 대응을

오 소장은 정책 구상 단계부터 지역 대학이 참여해야 신산업 분야 인재의 적기 배출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미래신산업 육성, 주력산업 고도화, 글로벌 도시 인프라 구축 등 3개 테마로 9대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디지털테크 ▷에너지테크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융합부품소재 ▷라이프스타일 ▷해양 ▷금융 ▷문화·관광 산업이 그것이다.

그러나 시가 9대 전략 산업을 육성하고 싶어도 대학이 인재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시간적 차이가 생긴다. 그는 “지금은 시가 정책을 발표하고, 대학이 후에 학과 재편을 해 대응하고 있다. 그러면 4년제 대학의 경우 관련 인재가 배출되는 데 최소 4년이 걸리므로 엄청난 시간 차가 생긴다. 시와 정책 수립 단계부터 공동 대응하지 못하면 이런 시간적 미스매치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개별 대학 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연합 거버넌스 출범으로 상생·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소장은 “각각 운영되는 거버넌스를 연합한 전체 협의체가 필요하다”며 “학생까지 망라한 부산의 전체 공동체 구성원이 포함돼 상생·협력할 때만이 현재의 지역 대학의 위기를 타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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