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으로 번지는 ‘이재명 리스크’…“당 차원 법적 대응하겠다”
4개 재판 결과 따라 대선 레이스 요동…대법원 판결 시점은?
김기현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로 이재명? 손쉬운 상대될 것”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의원직 상실형 선고로 인해 민주당의 정권 탈환 시나리오에 가시밭길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이 대표의 법적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다른 재판에서도 불리한 선고가 나올 경우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 재판과 관련해 "앞으로 당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유죄가 확정될 경우 보증금(선거 비용) 반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직접적인 당의 문제"라며 "지금까지 변호사 선임 등 문제를 이 대표가 (혼자) 관리했다면, 이제는 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하거나 율사(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법률위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한 직접적인 이유는 선거보전금 때문이다. 지난 15일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향후 재판에서 이 대표의 형량이 낮아지더라도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 받을 경우 민주당은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을 반납해야 한다. 차기 대선을 치러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유죄 확정 시 거액을 다 반환해야 할 상황이 현실화되면 당이 공중분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해 마케팅"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지난 14일 "434억원을 반환해도 민주당에 500억원 가까이 자산이 남는다는 분석이 있다"며 "당선무효형이 나와도 공중분해가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자해 마케팅은 안 통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서만 당 차원의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해당 사건을 포함해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오는 25일엔 위증교사 사건의 1심 판결이 예정돼 있다. 김 사무총장도 공직선거법 재판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에 대해선 "(당이 함께 대응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李 재판' 장기전으로 끌고 가나
이 대표의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대선 레이스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법적 엄호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오는 2027년 3월로 예정된 대선 이전에 대법원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대권 도전도 수포로 돌아간다.
이 같은 결과는 민주당에게도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선거 레이스 도중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 출마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를 석 달여 앞두고 급작스럽게 투입된 해리스는 2년 넘게 표밭을 다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결국 민주당이 대선 이전에 대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데 화력을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헌법 84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불소추 특권을 노린 전략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여당은 벌써 견제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 자신이 살아남는 길은 윤석열 대통령을 하루빨리 탄핵시켜 이 대표에 대한 최종심 재판이 끝나기 전에 자신이 대통령으로 등극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헛꿈 깨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도 어림없는 일이지만, 전과 4범에다 5범 직전이고 곧이어 전과 6범, 7범, 8범으로 등재될 터인데, 이런 범죄자를 국민들께서 대통령으로 뽑으실 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우리 당으로서는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로 이재명이 공천된다면 이기기에 가장 손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며 "요즘 하는 걸 보니 이재명 대표가 우리 당 제1호 비밀당원 같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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