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클링너 “韓, 방위비 재협상 땐 ‘조선업’ 지렛대 삼아야” [트럼프 2기 시대]
韓 기여로 美 이익 증대 강조 필요
대북문제, 러·우크라·중동에 밀려
‘러 뒷배’ 김정은도 아쉬울 것 없어
트럼프의 北 핵보유 묵인 우려엔
“유엔 결의 위반이자 미국법 위반”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에서 방위비 분담 인상 요구가 있을 경우 조선업을 통해 인도태평양 전체에서 미국의 이익에 기여하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 확대를 경계하는 상황에서 조선업에서의 한국의 기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를 상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 지부장을 역임한 그는 2007년부터 공화당계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서 한반도와 동아시아 관련 연구를 해왔다. 그는 이번 외교안보라인 인선과 관련해 “(주요 당국자와 관계없이) 우리가 트럼프 1기에 본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결국 진정한 정책 결정자였으며 또한 (그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표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중국에 대해 매우 매파적인 정책이 있을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재개할지와 관련해 “북한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동, 중국, 대만 뒤로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도 미국과 다시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러시아로부터 식량과 연료, 그리고 아마도 군사 기술을 지원받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순환 배치를 취소한다면 기꺼이 (대화에) 다시 나설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2018년에 어떤 대가도 없이 두 가지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따라서 그렇게 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1기에 그랬던 것처럼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감축의 정당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는 군축협상을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면 이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11개의 유엔 결의안에 어긋나게 되며 그것은 곧 미국법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 정강정책에 북한 비핵화가 빠진 것과 관련해 “이번 공화당 정강정책은 (긴 강령을 지양하고) 매우 간결하게 만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를 무시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관련해선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은 자체 핵무장을 원하는 한국인들에게는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행정부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한국이 핵개발을 하려면) 여러 가지 자동 (법적) 조치가 개입된다”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트럼프 2기에 한·미·일 협력이 유지될지와 관련해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3국 협력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간 3국 사이에 협력의 제도화 노력이 있었다“며 “3국 협력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협력에 맞선 더 광범위한 연합의 기초가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글·사진 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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