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문제 유출' 효력 정지 가처분 이의신청에 수험생측 “시간만 끌겠다는 것”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연세대 재시험 집단소송의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논술문제 유출 등을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가 2025학년도 자연계 수시 논술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효력 정지 가처분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수험생측은 “시간끌기 작전”이라고 반발했다.

수험생 측 집단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일원법률사무소의 김정선 변호사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연세대측의 이의 제기를 두고 “합격자 발표일까지 아무런 조치없이 시간을 계속 끌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연세대측은 지난 15일 가처분을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린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전보성 부장판사)에 이의신청서와 신속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1심 기존 재판부는 양측이 새로 제출한 자료를 받아 다시 심리하게 된다.

심문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재판부가 판단을 번복할 만한 새로운 주장이나 입증이 없으면 받아들여질 확률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다만 가처분 신청한 측의 상대방은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항고할 수 있기에, 향후 2심에 항고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많다.

김 변호사는 “연세대는 신속기일 지정신청서에 ‘항고심 결정까지 내려진 이후 이 사건 논술시험의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할 것인지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해 이 사건 논술시험 재시험 이행이 아닌 정시로 이월할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같은 대응을 볼 때 연세대는 교육부의 입장인 ‘적법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전형을 운영’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이며, ‘대책을 고민 중이지도 않고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공지’할 생각 없이 시간만 끌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재판부에 신속한 본안 진행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세대가 시간만 끌다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수시모집 인원을 정시로 이월시킬 목적을 가지고 있는 바, 수험생들과 대리인은 가처분 이의신청과는 별도로 재판부에 본안 진행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또 교육부를 향해 “이 사태를 지켜만 보지 말고 1만여명의 학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강력하고 실효성있는 제재를 통해 연세대가 신속히 재시험을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해달라”고 했다.

지난 15일 서부지법 민사21부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논술시험 무효확인 소송의 판결 선고가 나올 때까지 합격자 발표를 포함한 연세대의 자연계 논술 후속 절차는 중지됐다. 다만 재판부는 ‘재시험 이행’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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