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대 ‘캠퍼스 변경전형’서도 학생 부정 있었다

이규희 2024. 11.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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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 논술시험 문제 유출 사태가 발생한 연세대에서 캠퍼스 간 소속변경 과정에서도 학생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연세대 캠퍼스 간 소속변경 전형에서 당초 합격 통보를 받은 미래(원주)캠퍼스 21학번 김모씨가 한 달 만에 소속변경 승인을 취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캠퍼스 간 소속변경이란 연세대 미래캠퍼스로 입학해 3학기 이상 이수한 학생이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신촌캠퍼스로 소속을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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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초 원주→서울캠 변경 합격생
대리시험 통해 따낸 학점으로 지원 자기소개서 작성 도움받은 의혹도
당시 경쟁률 6.58대 1에 달해
학교 측 뒤늦게 합격 취소 처리
잇단 논란에 신뢰↓… 수험생만 피해
논술전형 모집인원 정시 이월 검토

수시모집 논술시험 문제 유출 사태가 발생한 연세대에서 캠퍼스 간 소속변경 과정에서도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당사자에게 합격을 통보했다가 뒤늦게 소속변경 승인을 취소했다. 반복되는 논란이 대학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애꿎은 수험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연세대 캠퍼스 간 소속변경 전형에서 당초 합격 통보를 받은 미래(원주)캠퍼스 21학번 김모씨가 한 달 만에 소속변경 승인을 취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캠퍼스 간 소속변경이란 연세대 미래캠퍼스로 입학해 3학기 이상 이수한 학생이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신촌캠퍼스로 소속을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모습. 연합뉴스
김씨는 2022년 말 해당 전형에 지원해 2023년 1월5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국민신문고에 김씨의 부정입시 사실을 신고하는 제보가 접수되며 부정행위 사실이 드러났다. 제보자는 김씨가 재학 중 기말고사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 얻어낸 학점을 가지고 캠퍼스 간 소속변경에 지원했다며 조사와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김씨가 소속변경을 위해 필요한 자기소개서의 대리작성을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2월2일 교육부로부터 관련 민원을 넘겨받은 연세대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제보의 신빙성을 검증했다. 김씨가 시험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명확하다고 판단한 연세대는 같은달 28일 그의 소속변경 승인을 취소했다.

김씨는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치러진 기말고사에서 제3자와 함께 문제를 푸는 방식 등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대학 1학기였던 2021년 6월 ‘카운슬링의 이해와 실제’ ‘교육심리’ 등 복수의 교과목 기말고사를 치를 때, 미래캠퍼스 대입 자기소개서 컨설팅으로 인연을 맺은 학원강사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시험문제 전체를 실시간 전송하고 조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가 시험문제를 보내고 ‘(시험 시간은) 오후 2시10분까지이고 길이 제한은 없대요’라고 하자, A씨는 답안의 내용 전반을 구성해 김씨에게 곧장 전송했다. A씨의 감독을 받아 답안을 완성한 김씨는 제출 전 파일을 A씨에게 보여주고 “이대로 내도 괜찮을까요?”라며 확인을 요청했다. A씨는 김씨의 기말 리포트 역시 대필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2022년 6월 A씨에게 캠퍼스 간 소속변경 때 제출할 자기소개서 대리작성 비용을 문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씨는 “김씨가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신촌캠퍼스 교수들을 매료할 수준이 아니라며 도움을 요청해왔다”면서도 “대필해준 건 아니고 김씨가 써온 초안을 봐주고 마무리를 도와줬지만, 이에 관해 금전적 대가를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지원한 2023학년도 연세대 캠퍼스 간 소속변경에는 125명이 몰려 19명이 합격, 경쟁률은 6.58대 1에 달했다. 미래캠퍼스 소속 이모(20)씨는 “애당초 신촌캠 전입을 목표로 미래캠에 입학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치열한 전형”이라며 “합격자 중엔 자신이 제출한 학업계획서를 돈을 받고 파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교수와 친분이 있으면 유리하다, 특정 교내활동을 거쳐야 합격이 쉬워진다 등의 ‘썰’이 너무 많아서 소속변경 전형이 투명하게 이뤄질 거란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제 유출을 둘러싼 논란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부 수험생이 시험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15일 받아들였지만, 연세대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이날 즉각 이의신청을 했다. 1심 재판부가 가처분을 청구한 측과 학교 측의 자료를 새로이 받아 다시 심리하게 되나, 심문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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