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페루, 해군함정 공동 개발 등 안보 분야 협력 강화

부울경 방산기업, 현지 기관과 협력관계 구축
한일 정상회담서는 러-북 군사협력 우려 공유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과 페루는 해군 함정공동 개발 양해각서(MOU) 등의 체결로 방산협력을 전방위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페루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한-페루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페루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공동 선언에서 “국방·방위산업 협력이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의 이정표가 됐다”며 “페루의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부산 울산 경남(PK) 방산기업의 페루 현지 기관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됐다. 우선 ▷잠수함 공동 개발 협력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페루 국영조선소(SIMA) 간 ‘해군 함정 공동개발 MOU’가 체결됐으며 ▷현대로템과 페루 육군조병창(FAME) 간에는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페루 국영항공청(SEMAN) 간에는 ‘공군 KF-21 부품 공동생산 MOU’가 체결됐다.

양국은 또 ‘한-페루 핵심 광물 분야 협력 MOU’도 맺었다. 페루는 구리·은·셀레늄과 아연 매장량이 각각 세계 2위, 4위를 차지하는 광물 자원 부국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기업이 페루의 지하철, 고속도로, 항만 건설 등 정부 발주 대형 공공 인프라 사업에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페루 중부 해안에 건설되는 창카이 항만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에) 한국의 투자자들이 미래물류산업 및 기술허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강조했다”며 “창카이 항만이 개항되면 태평양 남부와 아시아태평양 간 교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세계 핵비확산 체제와 지역, 세계 평화·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규탄한다”며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 간 군사 협력에 우려를 공유했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단합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할 수 있도록 더욱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현대중공업이 페루 시마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함정의 용골식 명판에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함께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