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 vs 한화금융… 격차 더 커졌다

임성원 2024. 11. 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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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년만에 '5조 클럽' 입성
국내 금융지주 연간 실적 위협
한화, 삼성에 순익 크게 뒤쳐져

올해 들어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인 삼성금융네트웍스(이하 삼성금융)가 국내 금융지주사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약진했다.

삼성금융은 올들어 3분기까지 1년 전보다 26%가량 늘어난 5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리딩금융'인 KB금융지주를 추월한 것이다. 삼성금융은 이 같은 돌풍 속 올 연간 순익 기준 '5조 클럽'에 입성하는 것이 유력하다.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인 한화라이프플러스(이하 한화금융)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7%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금융보다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순익으로 크게 뒤처졌다. 두 그룹 모두 국내에 은행업에 제한이 되는 가운데 희비가 또 엇갈린 것이다.

디지털타임스가 17일 삼성금융 소속인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이 공시한 3분기 경영실적을 종합한 결과, 올 3분기 누적 합산 순이익(별도기준)이 4조607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금융의 합산 순익이 5조원을 목전에 두면서, 국내 금융지주사의 연간 실적을 또 한번 위협할 것으로 에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리딩금융을 차지한 KB금융(4조3953억원)과 비교하면 삼성금융이 2120억원 앞섰다. 금융지주사들이 은행권의 '이자장사'에 힘입어 실적이 뛰었다는 점에서, 삼성이 은행업을 할 경우 더 큰 순익 차이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비(非)금융지주사 중 메리츠금융은 1조9835억원으로 삼성보다 반토막 넘게 뒤처지는 수준이었다. 메리츠금융의 핵심 계열사는 메리츠화재로 가파른 성장세 속 삼성화재의 순익을 넘보고 있다.

삼성금융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은 보험 형제의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화재(1조8344억원)는 삼성생명(1조5508억원)을 2900억원가량 제쳤다. 새 회계기준 도입 후 '형님'인 삼성생명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 역시 새 회계에서 유리한 건강보험 경쟁력을 높이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으로는 1년 전(1조4497억원)보다 41%가량 성장하며, 전 보험업권에서 유일하게 2조원을 넘겼다.

삼성카드는 5315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적자로 돌아섰다가 올 상반기 흑자 전환한 이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화금융은 올해도 상대적으로 뒤처진 성장성을 보였다. 현재 한화금융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화생명·손해보험·자산운용·투자증권·캐롯손해보험 등이 뭉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의 3분기까지 합산 순이익(개별기준)은 9988억원을 기록, 1조원대를 밑돌았다.

생보업권 '빅3' 중 하나로 꼽히며 안정적인 실적 기반의 한화생명과 함께 새 회계 도입 후 한화손보도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캐롯손보는 출범 후 5년 넘게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한화금융의 순익을 끌어내렸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이하 한금서)는 영업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금서는 GA업계 1위로 3분기까지 836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지난해 연간 순익(679억원)을 이미 뛰어 넘었다.

한화금융은 지속적인 GA사 '몸집 불리기' 등 외형 성장에 나서면서 김동원 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법인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공들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노부은행의 대주주로 오르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조만간 한화저축은행까지 품는 그림을 완성하며,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도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이 한화솔루션 손자회사인 한화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대주주에 오르는 방식이다. 한화저축은행은 라이프플러스에 포함됐다가 지난 7월에 캐롯손보가 합류하면서 제외된 바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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