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4·3영화제 화두는 ‘세계의 구조적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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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침묵했다.
폭력을 고발하고 인권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제2회 제주4·3영화제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제주시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열린다.
안혜경 제주4·3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제주4·3을 겪은 분들과 그 자손들을 짓눌러온 고통이 얼마나 깊은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이 영화제가 그 아픈 역사의 고통을 기억하며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는 공감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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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단편 경쟁’ 새로 도입
폭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침묵했다. 목소리가 사라진 자리, 그들은 말 대신 몸으로 그날을 증언한다. 폭력을 고발하고 인권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제2회 제주4·3영화제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제주시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 주최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부조리한 폭력에 저항하는 자존의 빛이자,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연대하는 연민의 의미를 담아 `틈새에서 솟아오른 빛'으로 잡았다. 영화제는 국내외 장편과 단편 경쟁 10편을 포함해 모두 29편을 선보인다. 올해의 특별 시선(구조적 폭력), 묵직한 공명, 4·3과 저널리즘, 단편 경쟁 ‘불란지'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단편 경쟁은 올해 새로 도입했다.
`올해의 특별 시선' 부문은 4·3영화제의 문제의식을 반영해 마련됐다. 영화제는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조직적이고 구조적인 폭력에 눈을 돌렸다. 4·3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세계가 탐욕으로 몸살을 앓고 그 피해가 반복 심화하고 있다. 조직적이고 구조적인 억압과 불의의 고통을 드러내고, 이에 저항하는 용감하고 숭고한 용기를 담아내기 위해 ‘구조적 폭력’을 올해의 특별 시선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올해의 특별 시선’ 상영작은 ‘목소리들’(개막작), ‘1923 간토 대학살’, ‘크레센도’, ‘알제리 전투’, ‘친밀한 적’, ‘히든’, ‘이븐 더 레인’(폐막작)이다.
`목소리들'(감독 지혜원)은 4·3 당시 여성에 대한 폭력을 목격한 여성들의 눈을 통해 4·3의 폭력성을 고발한 작품이다. 지난 8월 제21회 EBS국제다큐영화에서 심사위원특별언급상을 받았다.
‘묵직한 공명' 부문은 세계적으로 벌어졌던 전쟁과 폭력을 다룬 영화들을 소개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영화로 짜여졌다. 상영작은 ‘침묵의 시선’, ‘존 오브 인터레스트’, ‘서산 개척단’, ‘기억의 전쟁’ 등이다. `침묵의 시선'은 1960년대 인도네시아 군부가 저지른 대량학살의 흔적을 좇아가고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의 사회명랑화사업의 이면을 고발한다. ‘4·3과 저널리즘' 부문은 4·3 관련 방송 프로그램과 국가폭력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단편 경쟁 `불란지' 부문에서는 295편의 단편 경쟁작 중 10편을 선정했다. 제주4·3, 광주5·18, 이태원 참사, 미군 위안부, 재일제주인 등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이 선정됐다.
김은실 이화여대 명예교수 사회로 개막작 ‘목소리들’의 지혜원 감독과 김옥영 프로듀서가 관객과 대화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안혜경 제주4·3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제주4·3을 겪은 분들과 그 자손들을 짓눌러온 고통이 얼마나 깊은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이 영화제가 그 아픈 역사의 고통을 기억하며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는 공감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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