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정 협의체, 2번째 회의도…2025학년 의대 증원 등 ‘평행선’

의평원 자율성 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차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KAMC 이사장,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에 참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공백 사태 해소를 위한 여·의·정 협의체가 17일 두 번째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2025학년도 의대 증원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의견 차만 확인했다.

협의체에 국민의힘 대표로 참석한 김성원·이만희·한지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여·의·정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이뤄진 건 없다”고 밝혔다. 이만희 의원은 “의평원 문제, 의대 증원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의사 인력수급 추계위원회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며 “오늘 합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요구하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에 대해 “(여·의·정이) 공감대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한지아 의원은 “의료계가 제안한 부분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정부가 얘기했고, (백지화가) 어렵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지만 추진 여부에 대해선 입장차가 있다”며 “의료계가 제시한 몇가지 안에 대해 정부는 ‘법적 문제가 결부돼있어서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2026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선 “정부는 2026학년도는 제로베이스에서 추계위를 통해 증원을 합의하자는 입장이고, 의료계는 여러 가지 안을 말씀해주셨는데 2026학년도 증원에 대해서는 유보하고 2027학년도부터 추계위에서 결정을 합의해서 가자는 게 한가지 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협의체는 의평원 자율성 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교육부는 지난 9월25일 입학 정원을 늘린 의대가 의평원으로부터 기준 미달로 평가받더라도, 의평원이 최종 불인증 하기 전 해당 의대가 1년 동안 보완할 수 있도록 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조처가 ‘의평원 무력화’ ‘의대 증원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를 가리려는 것’이란 취지로 반대하고 있다. 한 의원은 “정부는 당연히 의평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의견 차가 있다”며 “원론적인 자율성 보장에는 공감하는데, 방식에 대해선 서로 신뢰가 좀 더 쌓여야겠다는 얘기를 의료계도 정부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조만간 비대위가 출범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에도 협의체 참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의협에 (참여를) 다시한번 요청하려 하고, 그 외 단체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리고 있다”고 했다. 협의체 참여에 미온적인 야당을 향해선 “민주당엔 매번 공문을 보내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의료 공백이 중요한 사안임에도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