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죽기 전에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여책저책]
자신의 삶이 마감하는 순간을 먼저 알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꼭 하고 싶었던 일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아니면 가보고 싶었던 곳도 좋은 선택일 테다. '죽기 전에'라는 거창한 명제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기회가 있다면 평소에 꿈꾸던 곳을 찾아보는 도전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른바 '버킷리스트'다. '여책저책'은 국내를 샅샅이 살펴 101곳을 엄선한 작가와 작가가 실제 가본 곳 중 인생 여행지로 손꼽는 곳을 엮은 책을 만나본다.
어디로 갈지 막막할 때 '여기'
한 권 분량이 무려 504쪽이다. 보통 여행 서적이 200~300쪽 안팎인 것을 상기하면 방대한 수준이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전통 명소부터 요즘 뜨는 곳까지 전국에 가보지 않으면 안 될 여행지만 101곳을 담았다.
무작정 혼자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가족 또는 친구와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때, 흔한 관광 말고 특별한 주제와 이야기가 있는 곳을 찾고 싶을 때, 그런데 어디로 가면 좋을지 막막할 때 이 책이 요긴하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연,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긴 유적지, 빈티지 감성이 충만한 거리, 흥미로운 체험 활동과 신나는 축제, 맛있는 먹거리와 예쁜 카페 등 누구나 자기 취향에 맞는 여행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국적인 풍광부터 한국적인 미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풍경, 한여름 바다 여행부터 한겨울 눈꽃 여행이 있는 곳, 한적한 숲길 산책부터 시끌벅적한 장터 구경까지 마음껏 고르는 재미 또한 들어 있다.
이 책의 저자 두 사람은 부부다. 글을 맡은 최미선 작가는 10여 년 동안 동아일보사 기자로 활동했다.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밤이면 차를 몰고 냅다 강릉으로 달려가 커피 한 잔 달랑 마시고 돌아오는 일이 잦아 '썰렁한 밤도깨비'로 불렸다. 사주를 봐도 늘 빠지지 않는 대목이 역마살. 더 늦기 전에 팔자대로 살아 보고자 사직서를 냈다. 남편 신석교 작가는 공대를 나와 직장 생활을 하다 뒤늦게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대학에서 사진학을 전공해 동아일보 사진부 막내기자로 입사했다. 8년 동안 종횡무진 뛰어다니다 취향이 같은 아내 최미선과 동시에 사직서를 냈다. 두 사람은 국내는 물론 지구촌 곳곳 발길 닿는 대로 둘러보는 아내는 글로, 남편은 사진으로 그 흔적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중이다.
함께 만든 책으로는 '지하철로 떠나는 서울&근교 여행' '대한민국 대표 꽃길' 등 국내 이야기를 비롯해 '산티아고 가는 길' '네팔 예찬' '퍼펙트 프라하' 등 해외편까지 십수 권이다.
지금 이 순간 찾는다면 '저기'
이름만으로 "아하!"할 분들 있을 테다. 맞다. 유튜브에서 보던 그 유튜버 '킴스트래블'이다. 구독자만 26만여 명.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에 훈훈한 외모까지 지닌 20년 차 여행작가인 그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인생 여행지'란 책을 출간했다. 작가는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서른 바퀴쯤은 돌았을 것"이란 말을 우스갯소리로 할 만큼 산, 바다, 문화유산 등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을 누볐다.
이 책에는 지금껏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본 사람이 별로 없는 국내의 숨은 비경 39곳을 담았다. 1년 중 봄의 어느 시간 동안 단 30분만 볼 수 있는 전남 화순의 세량제, 하늘이 허락해야 본다는 여름날의 지리산 노고단, 가장 늦게 가을 단풍이 물드는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겨울날 구름 속 설국을 만나는 강원 영월의 만항재 등이 그곳이다. 작가는 여행 길라잡이답게 크게 4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책을 만들었다. 일단 단순히 인기순으로 꼽은 여행지가 아닌, 평생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인생 여행지를 소개하려 했다. 그곳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 여행하는 동안 보고 느꼈던 생각과 소회 등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 여행지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 월별, 계절별, 시간대별로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점도 눈에 띈다. 작가는 대부분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특별한 시간대를 확인하고 떠난다면 후회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작가는 39곳의 인생 여행지들의 특별한 한순간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도 책 속에 넣었다. 특정 계절, 특정 시간에만 볼 수 있는 비경뿐만 아니라 여행의 생생함과 감동이 느껴지는 사진들도 함께 곁들여 당장 떠나지 못하더라도 함께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전문 여행작가의 생생한 여행 코치와 정보도 들어 있다. 해당 여행지를 더욱 특별하게 여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물론, 주차장 내비게이션 검색어와 예약 방법 등 정보와 주변 볼거리, 맛집까지 책만으로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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