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빠른가” 배송 속도경쟁 불붙은 대한민국
쿠팡이 불을 지핀 ‘배송 속도’ 경쟁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네이버는 주문 1시간 만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했고, 삼성전자도 구매 당일 배송해 설치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1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들은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까지 나섰다.
쿠팡 ‘로켓프레시’는 오전 10시 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8시 전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오전 10시 이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배송해준다. 로켓배송이 인기를 끌자 다른 전자상거래(e커머스)와 물류 기업들도 가세했다.
속도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곳은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과 옥션, SSG닷컴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른바 ‘사촌 동맹’을 맺으며 윈윈 전략에 나섰다.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평일 기준 오후 8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지난 9월 말 개시했다. 또 CJ대한통운은 내년 초부터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7일 배송을 핵심으로 하는 가칭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쿠팡과 함께 e커머스 양강구도를 굳혀가는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인공지능(AI)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해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새벽 배송, 희망일 배송뿐만 아니라 퀵커머스인 ‘지금 배송’까지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편의점과 동네 슈퍼,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스마트스토어 제품 등을 대상으로 하는 즉시 배송도 계획 중이다.
당일 또는 다음날 빠른 설치를 보장하는 가전 서비스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부터 가전에서 모바일까지 구매 당일 배송 및 설치가 가능한 ‘오늘 보장’ 서비스를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시작했다. 삼성닷컴에서 낮 12시 이전에 구매하면 TV·냉장고·세탁기 등의 제품을 삼성전자로지텍을 통해 10만원에 당일 배송·설치해준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미 지난 6월부터 TV·냉장고·김치냉장고 등 3개 품목을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7만원에 당일 배송·설치해주는 ‘오늘 설치’ 서비스를 수도권에서 선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고객 호응에 힘입어 오늘 설치 서비스에 세탁기와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3개 품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오토바이로 1시간 안팎에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은 70여개 도심형 유통센터를 구축해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는 B마트와 제휴 업체 상품을 즉시 가져다주는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배민앱은 편의점 4사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1만2000여개 매장의 장보기 주문을 받고 있다.
GS리테일도 퀵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16년 배달앱 띵동과 손잡고 퀵커머스를 시작해 현재 자사 앱인 ‘우리동네GS’ 등을 통해 즉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GS25 1만5000여개와 GS더프레시 500여개 매장이 즉시 배송을 한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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