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덕에 이겼는데..." 미 무슬림, 트럼프 '친이스라엘 내각'에 분노

정혜인 기자 2024. 11. 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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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대한 항의로 공화당을 지지했던 무슬림들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친이스라엘 중심 내각 구성에 분노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내 무슬림 지도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무슬림 유권자들의 지지 덕분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에 크게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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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무슬림 단체, '트럼프 2기 인선 실망' 성명 발표
미국 대선(11월5일) 앞둔 지난 10월26일(현지시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미시간주 선거 유세에서 무슬림 지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대한 항의로 공화당을 지지했던 무슬림들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친이스라엘 중심 내각 구성에 분노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내 무슬림 지도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무슬림 유권자들의 지지 덕분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2기 내각 구성에 크게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외교·안보 요직에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인사를 내정했다.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에는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합병론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중동 특사로는 부동산 사업자 스티브 위트코프를 임명했다. 위트코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직접 챙겨 들을 만큼 강경한 친이스라엘 인사로 알려졌다. 유엔 대사로 임명된 엘리스 스터파닉 연방하원의원도 지난 4월 대학 내 반이스라엘 시위 촉발 관련 총장들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난해 주목받은 친이스라엘 인물이다.

트럼프 지지 단체 '트럼프를 위한 무슬림들'을 공동 창립한 라비울 초두리는 로이터에 "트럼프는 우리 덕분에 승리했다"며 "우리는 그의 국무부 장관 등 내각 인선에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 무슬림 참여 및 권리 강화 네트워크'(AMEEN) 대표인 렉시날도 나자르코 역시 "무슬림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평화를 위해 일하는 내각 인사를 선택하길 바랐지만,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2기 내각은 극단적인 이스라엘, 전쟁 찬성 성향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덜드 트럼프가 10월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유세 현장에서 무슬림 지도자들의 연설을 미소를 지은 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해리스 포기' 캠페인의 공동 창립자인 하산 압델 살람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친이스라엘 인사 중심으로 구성된 것은 놀랍지 않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극단적이다. 마치 시오니시스트처럼 과잉 행동을 하는 것 같다"며 "우리 (무슬림) 커뮤니티가 (트럼프에) 놀아났다"고 분노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무슬림 유권자들의 지지를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트럼프에 대한 무슬림의 지지가 민주당 성향의 경합주 미시간주에서 이기는데 큰 도움이 됐고 다른 경합주에서의 승리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무슬림·아랍계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반이민 성향의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이스라엘의 중동 전쟁과 미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지원 여파로 무슬림·아랍계의 표심이 이탈, 트럼프에게 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투표를 앞두고 아랍계 인구가 절반 이상에 달하는 미시간주 디어본을 방문해 민주당에 등 돌린 아랍계 유권자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미시간주 유세에서는 중동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약속했다. 그 결과 트럼프는 디어본에서 42%의 득표율울 얻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36%) 부통령을 크게 앞섰다. 해당 지역은 2020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압승한 지역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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