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한강 효과 도서·출판 시장 키울 것…축협은 사회적 책임져야”[금배지 원정대]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2024. 11. 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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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여의도 長 독대-3]

지난 10월10일, 한강 작가의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대한민국이 오랜만에 문학으로 들썩였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이후 5주 연속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국내 주요 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고, 덩달아 다른 한국 문학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는 ‘제2의 한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매일경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2024.11.14 [한주형기자]
“도서·출판·서점 등 관련 예산 확대해야”
전 의원은 제20대 국회에 첫 등원 이후 내리 3선 동안 꾸준히 문체위원을 역임했다. 그는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힘든 시간을 보낸 한 작가의 이번 수상은 대한민국 문학계의 쾌거”라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가 만성 적자에도 6년째 독립서점을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큰 주목을 받았다”면서 “(덕분에) 출판의 다양성에 이바지하는 독립, 지역서점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서, 출판, 서점 등 관련 예산 증액을 여야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위는 18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도 예산안을 심사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마중물 삼아 축소된 출판 지원 예산 등을 다시 확대하고, 한국 문학 위상 제고를 위한 한국문학번역원 지원 확대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책은 우리 문화와 지식의 상징”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책 없이는 K-콘텐츠도 없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2024.11.14 [한주형기자]
“OTT 홀드백, 이해관계자 모두 공생의 길 찾아야”
전 의원은 최근 오징어게임, 피지컬100 등 한류의 새 축으로 떠오른 영화·드라마 업계의 뜨거운 감자, ‘OTT 홀드백 제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IPTV 등에 유통되기 전 일정 기간 유예를 두자는 제도다. 콘텐츠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상당수 OTT 홀드백 제도를 도입했다.

전 의원은 “홀드백 제도가 위축된 영화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극장 흥행에 실패한 경우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해 족쇄가 될 것이라는 우려,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와 행정, 산업계가 함께 공생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해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토론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2024.11.14 [한주형기자]
“축협, 사회적·도덕적 책임서 자유로울 수 없어”
전 의원은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축구협회에 관해서도 “한국 축구 시스템이 여전히 2002년 월드컵에 머물러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에둘러 환골탈태를 촉구했다. 그는 “축구 협회가 책임질 부분은 분명히 져야한다”며 “비록 세금 투입 부분이 전체 예산의 일부에 불과할지라도, 사회적·도덕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원장 보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파리올림픽을 꼽았다. 전 의원은 “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지구촌 축제에서 역대 가장 적은 규모로 출전했음에도 세계8위에 오르며 국민께 깊은 감동과 큰 희망을 전했다”며 “체육인의 헌신과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문체위도 국민께 희망과 감동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민심 사뭇달라져…겸허히 받아들여야”
한편 전 의원은 제22대 총선 부산 18개 의석 중 유일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민주당이 부산에서 단 1석만 획득한 것은 16년 만의 처음이지만, 정작 평균 득표율은 역대 선거에서 가장 높은 45%였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겸허히 받아들어야 하는 중의(重意·한 단어에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곁들어 표현)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산 길거리에서 전해지는 민심은 사뭇 달라졌음을 느낀다. 시민들께서도 많이 실망하시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계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삼수 끝에 가슴에 금배지를 단 이후 어느 새 3선 고지에 오른 전 의원. 그가 생각하는 정치는 뭘까. 전 의원은 “국민께 3번째 기회를 부여받았을 뿐”이라며 “매 순간 ‘삶에 대한 연민과 따뜻한 시선’을 갖고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똑함을 자랑하는 정치, 잘난체하는 정치가 아니라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2대 총선기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을 소개해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가 ‘여의도 長 독대’라는 새 연재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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