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나침반] 겐슬러 사임 암시…"비트코인 가격 더 오른다"
미국 경제지표 변수…부진시 금리인하 기대감↑
가상자산 산업에 보수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각종 규제에 앞장서 온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사실상 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관련 지표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실업 보험 청구자 수와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경우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가상자산 가격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9만~9만10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1주일 전 7만6000달러에서 17% 이상 뛰었다.
다만 미국 대선 이후 이어오던 상승세가 꺾이며 지난주 일부 조정을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나온 뒤 15일 장중 8만7000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두 차례의 금리인하 이후 연준이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 시장에 확신을 준 셈이다.
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금리 동결 예상도 커졌다. 참여자들은 현재 동결 가능성을 38.1%, 0.25%포인트(p) 인하 가능성을 61.9%로 보고 있다. 한 달 전 동결을 예상한 참여자들은 13.9%에 불과했다.
통상 금리가 내릴 때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은 가상자산 가격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파월 발언 이후 기관 투자자가 중심이 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입도 멈췄다. 지난주 11일부터 13일까지 24억4170만달러(약 3조4086억원)가 유입됐던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14일과 15일에는 6억4030만달러가 빠져 나갔다.
이더리움 현물 ETF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유출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11~13일 동안 5억7830만달러가 유입된 뒤 14일과 15일 4440만달러만 빠져나갔다.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가상자산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와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 여부가 시장의 주요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주요 지표는 주간 신규실업 보험 청구자 수와 S&P글로벌 제조업, 서비스업 PMI다.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가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낸다면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상승 동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사실상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겐슬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SEC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국민을 위해 일하고 우리(미국) 자본시장이 세계 최고로 남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큰 영광"이라며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행정부 선출 SEC 위원장이 사임하는 관례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대표적인 '반 가상자산' 인사로 꼽히는 겐슬러 의장이 재임하는 동안 SEC는 강력한 가상자산 규제 정책을 펼쳐 왔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의 공동 창업자인 타일러 윙클보스는 겐슬러를 '악마'로 지칭하며 "겐슬러는 개인적, 정치적 의제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상자산 분야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되며 가상자산 시장이 추가 상승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겐슬러의 사임까지 확정된다면 규제로 인해 위축됐던 유틸리티 기반 가상자산이 새롭게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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