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꼭지는 왜 없는거야?”…농민들, 연간 수백억 써가며 반드시 떼는 이유는
작업 인력 구하기도 하늘에 별 따기
꼭지 떼지 않은 ‘꼭지사과’ 유통 절실
사과 꼭지 떼어내는 건 한국이 유일
사과 1위 청송군서 전국 확산 앞장
한국사과연합회·농민단체 등 참여
윤경희 청송군수는 15일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을 찾아 장보러 나온 시민들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그의 옆에는 서병진 한국사과연합회장과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심천택 한농연 청송군연합회장 등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사과 생산자와 농민단체, 농협 관계자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 했다.
윤 군수가 이날 서울로 올라온 이유는 꼭지를 떼지 않은 이른바 ‘꼭지사과’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윤 군수는 “사과를 수확한 뒤 꼭지를 떼어내기 위한 작업에 드는 시간과 인력,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꼭지를 떼어내지 않은 사과를 유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열었다. 청송군에서만 사과 수확 후 꼭지를 떼어 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무려 연간 9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꼭지사과 전국 확산을 위해 청송군이 발벗고 나선 이유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과 산지이기 때문이다. 청송군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연간 7만5000t~8만t선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13~14%를 차지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과가 생산되는 지역이 바로 청송이다. 전체 농가의 70% 가까운 농가가 사과를 재배할 정도로 청송군은 사과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사과 농장의 평균 해발고도가 250m로 날씨가 선선하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사과 재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농산물 유통업자들이 꼭지를 떼지 않고 사과를 유통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이 문제다. 윤 군수는 “꼭지가 달린 채로 유통하다보면 꼭지 끝부분이 다른 사과를 찔러 상처가 나는 경우가 있어 유통업자들이 꼭지사과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윤 군수는 “그러나 사과 수확 후 꼭지를 떼어내는 작업을 하다가도 잘못 찔러서 사과에 상처가 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꼭지사과를 유통하는 것이 불리한 것만도 아니다”며 “정부와 농협 차원에서 꼭지사과 유통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국사과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특판 행사장에서 “최근 가을 더위가 지속되면서 겉이 갈라진 사과가 많이 수확되고 있어 올해도 작황이 안 좋을 가능성에 걱정이 많다”며 “사과 꼭지를 떼어내지 않고 유통해야 우리 사과 농가들 사정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꼭지사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널리 확산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사과 산업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쟁 이기면 뭐해 우린 파산인데”…정책금리 무려 21%에 시름시름 앓는 기업들 - 매일경제
- 1146회 로또 1등 11명, 25억2647만원씩…세금 뺀 실수령액 보니 - 매일경제
- “엄마, 3% 적금 붓고 있을 때야?”…트럼프 효과에 은행 예금 ‘이 자산’으로 빠진다는데 - 매
- “한국에서 살고 싶어”…‘5.8만→8.7만’ 韓 몰려오는 이민자들, 왜? - 매일경제
- “사유리가 이상해요?” ...우리나라 20대 5명중 2명 이상 ‘비혼 출산’ 동의 - 매일경제
- “꽃미남이라고 전세계가 난리였는데”…요즘 잘 안 보이더니 수염까지 기른 이 남자 - 매일경
- “아시아의 새 性관광 수도 도쿄”…방문객 대부분은 이 나라 남성이라는데 - 매일경제
- 분당도 과천도 아닌데, 서울 집값 뛰어 넘는 ‘경기 여기’ 어디? - 매일경제
- ‘재벌 남친’ 둔 리사, 니콜 키드먼과 어깨 나란히...“이런 일 처음” - 매일경제
- “마이크 타이슨 경기, 보다가 껐어” 농구 레전드 매직 존슨의 한탄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