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화·주가 흐름 전세계 '최하위'…"구조적 취약성 우려"

김경태 2024. 11. 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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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9%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경제 호황과 높은 금리 수준 등에 달러 가치가 높아져 전반적으로 다른 통화들이 약세를 보였다지만, 원화 가치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일본 엔화 다음으로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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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걸쳐 원화·국내주식 가치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약세
정부의 경제 구조개혁·내수 부양 의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구조 개혁은 선, 경기 부양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 극복해야"
자료화면/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9%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경제 호황과 높은 금리 수준 등에 달러 가치가 높아져 전반적으로 다른 통화들이 약세를 보였다지만, 원화 가치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일본 엔화 다음으로 컸습니다. 코스피(주가종합지수)는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내리막을 달렸고, 코스닥은 하락률이 약 20%에 이를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자금 이동의 결과가 아니라 반도체 등 수출 주력 품목의 경쟁력 하락,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 등에 짓눌린 구조적 내수 부진, 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훼손이 종합적으로 한국 원화와 주식 가치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오늘(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15일 원/달러 환율(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은 1,398.80원으로, 작년 말(12월 28일 1,288.00원)보다 8.60% 올랐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는 것은 곧 원화 가치 하락을 뜻하는데, 올해 원화 가치는 7.92% 떨어졌습니다.

엔화는 거의 유일하게 원화보다 약세를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엔/달러 환율은 141.181엔에서 156.295엔으로 10.71% 뛰었는데, 가치 절하율도 9.67%에 이릅니다. 하지만 엔화 외 다른 주요국 통화의 가치 절하율은 ▲ 유로 -5.11% ▲ 영국 파운드 -1.08% ▲ 호주 달러 -5.67% ▲ 대만 달러 -5.99% ▲ 역외 위안 -1.85%로 모두 원화보다 낮았습니다.

우리나라 증시의 주가 흐름도 전반적으로 원화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코스피는 작년 말 2,655.28(종가 기준)에서 올해 11월 15일 기준 2,416.86으로 8.98% 떨어졌습니다. 특히 코스닥의 하락률은 20.90%(866.57→685.42)에 이릅니다.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올해 뒷걸음친 경우는 우리나라 양대 지수를 빼고는 찾기 어렵습니다. 비교 대상 국가 범위를 40개로 넓혀도, 우리나라 코스피·코스닥보다 하락률이 높은 곳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RTS(-20.79%·1,083.48→858.19)뿐이었습니다.

거의 1년에 걸쳐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약세를 보이면서, 단순히 환율·금융 시장의 단기 자금 이동 때문이 아니고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나 경제 기초 체력 저하에 주목하는 시장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 구조가 반도체 등 경쟁력 훼손, 2기 트럼프 정부에서 격화할 글로벌 무역전쟁 등에 타격을 받아 결과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있다"며 "여기에 내수 역시 높은 물가와 고령화, 서비스 산업 발전 부진 등으로 수출 둔화를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런 점들이 환율과 주가에 반영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제 구조개혁 작업은 지지부진하고, 내수 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키는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지역에 값싼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젊은 층의 주거비 문제를 해결해 줘야 소비나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이코노미스트도 "구조 개혁도 필요하지만, 경기 사이클상 안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구조 개혁은 선이고, 경기 부양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극복하고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오늘을 살아야 내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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