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바 소녀들’ 김도연 캐스팅, IOI 팬이라 자연스럽게”[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 위키미키 도연과 우주소녀 은서를 모으기까지
2. 호러코미디인데 귀신이 안 무섭게 그려진 이유는?
3. 감독은 왜 부처와 마리아의 투샷을 넣었나
독특하고 발칙한 영화가 탄생했다. 그룹 위키미키 김도연, 우주소녀 은서(손주연)를 비롯해 정하담, 신예 강신희가 뭉친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감독 김민하)이다. 호러코미디라는 어려운 장르에도 충실하게 웃음과 공포 모두 잡아낸 이 작품에 대해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김민하 감독에게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쟁점1. 연기돌 2명을 꼭 둬야만 했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하 ‘아메바 소녀들’)은 학교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남아야하는 공포를 그린 호러 코미디 영화다. 김도연, 은서(손주연)의 첫 스크린 도전작이지만, 차세대 연기돌다운 안정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주인공 4명 중 2명은 아이돌 출신이었으면 좋겠고, 1명은 잔뼈가 굵은 배우, 마지막 한 자리는 무조건 신인 배우가 캐스팅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 영화로 인해서 그 배우들이 발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그 중 제가 IOI(아이오아이) 팬이라 자연스럽게 김도연에게 출연을 제안했고, 고맙게도 수락해줬죠. 엄청 진지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도 대단한 배우라 돌다리도 천천히 두드리며 건너는 듯 보였어요. 손주연에게선 직접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는데, 프로필 사진만 보고 오디션도 보기 전에 ‘확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똑똑하게 준비해왔고 다음 리딩까지도 더 많이 준비해오는 배우였고요. 정하담은 데뷔 10년차에 필모그래피도 굵직하지만 코믹 연기를 해본 적 없으니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이라도 하고 차이자는 심정으로 제안했고, 48시간도 안 되어서 바로 연락이 왔어요. 신예 강신희는 이 세 사람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구심점이 되어줬고요. 모든 캐릭터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쟁점2. 호런데 귀신이 왜 안 무서워요?
이 작품은 뒤로 갈수록 귀신인 ‘윌리밍키’(이름마저도 귀여운)가 안쓰러워지는 신기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는 공포물을 유독 어려워하는 감독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었다.
“어릴 적 ‘주온’을 보다가 너무 놀래서 이후로 일상에서도 토시오(주인공 이름)가 계속 보였어요. 정말 무서웠죠. 그래서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귀신이 너무 무섭지 않게 그리려고 했어요. 귀엽게 그리려고 했고요. ‘윌리밍키’는 이 영화의 메시지와도 맞닿아있는데, 1998년엔 윌리밍키가 모두의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의 ‘아메바 소녀들’은 정면으로 달려들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거든요. 막상 붙어보면 별 거 아닌 존재였는데 과거 선배들은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친 거고, 지금 청춘들은 남들이 정해놓은 한계를 넘어서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할 것이란 얘길 하고 싶었어요. 누군가 정해놓은 한계에 우린 더이상 얽매이지 말자고요.”
■쟁점3. 부처와 마리아가 한 자리에?
극 중 부처와 마리아가 한 자리에 모여 ‘아메바 소녀들’과 귀신의 싸움을 지켜보는 설정은 영화의 재미를 한단계 더 올려주는 장치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부터 왔을까.
“우리나라는 수능 100일 전 참 신기한 경험을 해요. 모든 종교가 수능 기원 100일 기도회를 연단 말이죠.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하물며 무속인도요. 아마 그 신들이 한국을 내려다봤다면 ‘수능이 대체 뭐라고 우리한테 다들 이럴 일이냐’라고 할 것 같더라고요. 신들이 이 세상을 세팅했을 땐 수능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을 텐데 100일 전부터 온 종교가 통합해서 기도를 할까. 그런 생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였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수능 만점 받겠다고 귀신하고 싸우기까지 한다면 신들도 도와주지 않을까. 그런데 이 장면이 해외 관객들에게도 반응이 진짜 좋았어요. 시체스영화제 땐 성당 옆에서 상영했는데, 부처와 마리아가 얘기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프리미어 리그 골 터진 것처럼 다들 환호하면서 보더라고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다 비슷하구나 싶었어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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