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넘어 PC·콘솔로"… K-게임 `다양성` 새옷 갈아입었다
넥슨 등 도전·변화 테마로 부스 조성… 2시간 넘게도 기다려
지스타도 '국내'서 '글로벌'로 변해야… 성공적 분위기에도 남은 과제는
국내 게임쇼 '지스타 2024'가 막을 내렸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게임업계가 PC·콘솔 키우기에 나선 가운데 새로워진 'K-게임'을 미리 볼 수 있었다. 모바일과 유사 장르작 위주였던 국내 게임에 지루해 하던 이용자들은 다양한 장르작의 출시 소식에 반가워하며 부산 벡스코에 운집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초부터 장르 다각화를 선언했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뒀던 중심을 PC·콘솔과 액션 및 서브컬처 등으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번 지스타에선 각사의 사업 철학을 녹여낸 '도전'을 테마로 부스를 꾸려 변화의 방향성을 구체화한 신작을 소개했다. 관람객들은 이에 화답하듯 새벽부터 행사장을 찾아 기다리고, 2~3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넥슨은 '프로젝트 오버킬', '퍼스트 버서커: 카잔', '슈퍼바이브', '환세취호전 온라인' 시연을 진행하고, '아크 레이더스'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의 힘을 어떻게 길러내고 있는지 모바일·PC '오버킬'과 PC·콘솔 '카잔'으로 선보였다.
'프로젝트 오버킬'은 '던전앤파이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쌓아온 노하우를 총결집해 3D로 원작의 액션성을 구현한 게임이다. '카잔'은 하드코어 액션 게임으로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카잔은 네오플의 첫 콘솔 게임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세계관을 확장하고 콘솔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작과의 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던 동종 장르의 큰 틀을 따라가면서도 차별화된 재미를 갖췄다.
두 게임의 시연 부스는 지스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150분을 최대 대기 시간으로 두고 입장을 제한했음에도 게임을 하고픈 이용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넥슨은 이번 지스타에서 단연 주인공이었다.
크래프톤은 인디 감성을 담은 이색적인 행보를 보였다. 출품작 중 '프로젝트 아크', '하이파이 러시', '딩컴 투게더'는 '인디 게임'에 가깝다. 인디 게임은 산업에서 '수익'보다는 재미와 새로움에 초점을 두는데,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에서 친숙하면서도 이색적인 게임성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시연 부스를 게임 환경과 유사하게 장식해 온·오프라인이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며 게임 몰입감을 향상시켰다. 관람객들은 최대 3시간 기다려가며 크래프톤 공간을 찾았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대성공으로 확신한 '트랜스 미디어' 전략을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한다. HBO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모바일 게임 산업 태동기였던 2013년 전성기를 누린 '몬스터 길들이기'를 계승한 '몬길: 스타 다이브'를 선보인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드라마 팬들의 IP 경험을 확대시킬 수 있는 게임이다. 원작 고증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세계관과 충돌하지 않는 새로운 이야기도 만들고 있어서다. '왕좌의 게임'을 활용한 게임은 이미 존재하나, 이용자가 세계관에 들어가는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마블은 IP의 경험 확대를 위해 글로벌 유명 게임사들이 보여줬던 오픈월드 콘솔 게임 기법을 따라가며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몬길 스타 다이브'는 '서브컬처'와 '액션'을 결합한 게임으로, 원작처럼 모험하며 몬스터를 길들임과 동시에 캐릭터 3명을 파티로 운영하며 전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펄어비스도 관심 대상이었다. '붉은 사막'을 공개해서다. 7년을 기다린 이용자들은 지스타 개장에 맞춰 오픈런을 보여주기도 했다. '붉은 사막'은 펄어비스만의 액션 철학을 담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PC·콘솔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이며, 다른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게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전초 기지로 불리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이번 지스타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부터 MMORPG, 서브컬처, 루트슈터 등 다양한 게임을 공개했다. 회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개발해보지 않았던 장르에 도전하는 것이다. 시연을 진행한 '발할라 서바이벌'은 단순하면서도 재미를 갖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사의 노력에 지스타는 지난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지스타가 '국내 게임쇼'가 아닌 '글로벌 게임쇼'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을 바라보고 인지도를 쌓기 위해 게임스컴, 도쿄게임쇼(TGS) 등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도전적인 시도가 돋보였다. 모바일에서 벗어나 고퀄리티 콘솔 게임과 멀티 플랫폼 게임들이 특히나 도드라졌다. 붉은사막, 인조이 등 대형 게임사들의 출품작들이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해외 게임사들의 참가가 부족하다는 점은 숙제다. 이번 글로벌 사례는 사우디의 퀴디아, 스팀과의 협력,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출품한 그리프라인이다. 서구권의 게임사를 유치한다면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러고 말했다.
내년 지스타는 정부와 국회의 지원에 힘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지스타 부스를 둘러본 후 "게임은 특정 세대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가 향유하는 문화로 성장한 거 같다"며 "사실 한동훈 당 대표와 함께 오려했으나 복잡한 현안으로 성사되지 못해 아쉽게 됐다. 내년에는 여야 당대표가 모두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 내려와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게임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차 후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여성, 차 문 끼여…결국 사망
- "성인 방송 찍어" 아내 수차례 협박해 사망…전직 군인 남편, 2심서도 징역 3년
- 여성 BJ 협박에 8억 뜯긴 김준수…"연예인이란 이유로 협박 당해, 명백한 피해자"
- `구제역 공갈 혐의` 재판 출석한 쯔양…"사실대로 다 말씀드릴 것"
- 태국서 `마사지 생중계` 제지한 주인 폭행 혐의 한국인…현지서 체포
- 바이든, 우크라에 美미사일 사용 제한 풀었다…北에 경고 메시지
-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바빠진 비명계… 12월 1일 김부겸 초청 특강
- 유상임 장관 "장관직 걸고 건강한 기술사업화 생태계 만들 것"… "트럼프 2기와 빨리 만나야"
- 20대 5명 중 2명 "비혼출산 가능"… 결혼·출산관 바뀌는 청년
- 내년 `APEC CEO 서밋 의장` 최태원 "에너지 사업서 미래 해결 지식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