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안하고, 은퇴하려면 얼마면 되나”…직장人 설문조사 해보니 [언제까지 직장인]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4. 11. 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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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엔 안정적인 ‘현금 흐름’ 갖춰야
5060세대 “자녀로부터 경제적독립 중요”
최근 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도처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어찌하든 자신의 주된 커리어를 접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갑자기 다가온 퇴직은 소득 단절뿐 아니라 삶의 정체성 마저 집어삼킬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준비 하느냐에 따라 ‘인생 2막’의 무게와 행복감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부(富)의 확대에 치중했다면 은퇴 후에는 ‘현금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에 격주로 연재하는 ‘언제까지 직장인’에서는 연금테크(연금+재테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 [사진 = 매경 DB]
우리나라 직장인의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그전에 퇴직하는 근로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고, 희망퇴직 또는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정년보다 빨리 직장을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욱이 요즘 대기업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면서 4050세대 직장인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와 올해 40~70대 일반인 1000명에게 새로운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당신은 노후를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습니까?’

설문조사 결과 ‘매우 긍정’이라는 응답은 2%뿐이었고 ‘다소 긍정’까지 더한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응답은 10%대에 불과했습니다.

노후 삶의 만족을 결정하는 재정, 건강, 여가 등 다양한 변수 중 가장 우려가 큰 것은 단연 ‘경제적 준비’였습니다.

[표 = 하나금융연구소]
그럼 ‘은퇴 하려면 자산이 어느정도면 충분하겠습니까?’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사대상 직장인들은 은퇴 시점까지 부동산 5억~6억원, 금융자산 2억원 등을 합쳐 평균 9억원의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정도 자산이면 부자까지는 아니어도 먹고 살 걱정은 없을 것 같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들의 대부분은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노후 자산으로 약 6억원을 예상하는 사람들의 경우 노후 재정에 대한 불안감이 평균 수준을 웃돌았습니다. 이들은 1억원이 조금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표 = 하나금융연구소]
이와 달리 노후 재정 준비가 충분하다고 답한 직장인의 경우, 그들이 예상한 노후 자금은 약 19억원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즉, 은퇴 시점에 총 자산이 10억원에 가깝다면 노후 준비가 아주 부족하진 않으나 안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보다 두 배 많은 20억원에 가깝다면 비로소 노후 재정을 염려하지 않는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하나금융연구소측 설명입니다.

“은퇴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한데…뭘 준비해야 하나?”
#직장인 김모(52세) 씨는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캄캄해진다고 합니다. 기대수명이 83세인 점을 고려하면 30년 이상은 안정적인 소득원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은퇴 후 소득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김 씨뿐 아니라 대부분의 은퇴자와 은퇴 예정자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사실 은퇴준비에 있어 자산 확보는 우선되며, 이를 위한 체계적인 저축·투자활동은 필수적입니다. 다만, 40~70대 일반인의 40%정도는 ‘구체적 용도나 목적 없이’ 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사진 = 매경 DB]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모아도 그 용도가 분명치 않을 경우 체계적으로 재정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이 경우 노후 자금이 쉽게 쓰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노후를 포함해 예상되는 재정 이슈를 세분화하고 각 목표별 자금 규모와 기간, 방법 등을 고려해 좀 더 선명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노후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적연금, 퇴직연금에 더해 개인연금의 3중구조로 연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실제 은퇴 후를 준비할 때 설문조사 10명 중 7명은 ‘매월 고정 소득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월 최소 생활비는 234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예상했습니다.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인식한 사람들의 경우 자산 규모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유동화 할 수 있는 금융자산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총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월등히 높아 노후에는 이를 유동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한다”며 “이 같은 측면에서 최근에는 주택연금을 더한 ‘연금의 4중 구조’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이어 “노후 경제적 준비가 충분하다고 인식할 경우 총 자산의 약 17%를 상속자산으로 채우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평균적으로도 예상 노후자금의 14%인 1억3000만원은 상속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곧 상속이 꼭 특수계층의 이슈가 아님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5060세대 “자녀로부터 경제적 독립 중요해”
국내 50~60대는 73세 이상은 돼야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건강한 ‘인생 2막’을 위해 은퇴 후에도 일하고 스스로 재테크와 관련한 지식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50~60대 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령에 대한 주관적 인식 상향으로 현재 50~60대는 73세 이상은 돼야 노인이라고 여겼습니다.

특히, 재정적 측면에서 50~60대의 절반 이상이 이전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가능한 한 늦게까지 소득생활을 지속하고자 하는 응답자가 77%에 달했습니다.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이유는 노후 경제적 부담 해소(24%) 목적도 있지만 더 여유로운 삶을 살고(32%) 신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30%)이 우선이었습니다.

퇴직 후에는 주로 부업, 파트타임 등 비정기적인 수입활동을 하며 퇴직 전과 동일한 분야에 재취업하거나 자영업을 시작한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또 자녀에게 더 많이 남겨주기보다는 자녀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된 삶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여겼습니다.

반면 자녀에게 더 많이 물려주기 위해서 일한다는 응답은 4%에 그쳤습니다.

아울러 50~60대는 건강관리(77%)만큼이나 재정관리(73%)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스스로 재테크와 관련한 지식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 챗 GPT 생성]
노후 소득 수단으로는 일과 금융자산 투자를 ‘4대 6’의 비율로 생각할 만큼 투자를 포함한 재정계획에 관심이 컸습니다.

관련 정보 습득을 위해서는 은행 앱이나 유튜브 등을 찾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50~60대가 보유한 자산의 70% 이상은 부동산으로 넷중 한명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유동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를 맞아 금융사들은 맞춤 자산 관리와 웰리빙과 웰다잉을 아우르는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차별화한 가치를 적극 전달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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