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수시 미충원’ 늘 듯…“정시 이월 말자” 의료계에 교육부 곤란

이우연 기자 2024. 11. 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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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여파로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 의대 합격자 미충원 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에서는 전체 의대 모집인원을 줄이기 위해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교육 당국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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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하이퍼학원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가채점과 의약학 정시 지형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책자에 적힌 의대 증원 관련 내용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원 여파로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 의대 합격자 미충원 인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에서는 전체 의대 모집인원을 줄이기 위해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교육 당국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17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39개 의대 중 최근 3년간 수시모집에서 미선발돼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2022학년도 63명, 2023학년도 13명, 2024학년도 33명이었다. 그러나 종로학원은 올해 수시 미충원 인원이 이보다 늘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나면서 수시 경쟁률이 하락했고, 의대 중복 합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39개 의대의 2025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지난해(30.55대 1)보다 낮아진 24.01대 1로 집계됐다. 특히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수도권 의대일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의료계는 지난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줄이기 위해 각 대학이 수시에서 정시로 모집 인원을 이월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전국 의대 학장을 대상으로 수시 미충원 인원 이월과 정시 추가 모집 등을 규정한 입시 요강을 토대로 최종 입학 인원을 얼마큼 줄일 수 있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의 모집요강에 수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한다는 규정이 이미 있다”며 “수험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변경이 어렵고, 학생과 학부모 등의 소송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여야의정협의체 결과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시에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나고, 여기에 정시 모집인원 역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내년도 의대 정시 모집의 실질 경쟁률은 전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대입에서 39개 대학의 정시 선발 평균 경쟁률은 6.62대 1이었는데 추가 합격자를 적용한 실질 경쟁률은 2.69대 1로 낮아졌다. 실질 경쟁률이 2대1을 넘지 않는 대학도 4개에 달했다. 종로학원은 “내년도 의대 정시모집에서는 실질 경쟁률이 미달 또는 사실상 미달에 가까운 대학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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