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사망자 발생, 청소년 감염도 폭증...100일간 기침한다는 이것은? [생활 속 건강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11. 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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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백일해 환자 3만명...전년比 100배
프랑스·미국 등도 확진자 증가세
전체 환자의 90%가 소아청소년
발작성 기침에 호흡곤란 올수도
DTaP 백신 접종으로 예방해야
손씻기·기침예절·마스크 착용도 중요

예비 엄마라면 꼭 알아둬야 할 호흡기 감염질환이 있다. 바로 ‘백일해’다. 백일해는 발작성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는 증상을 말하는데, 이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한 경우 합병증, 호흡곤란, 사망 등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에서 첫 백일해 사망자가 나온데다 전체 환자의 90%가 소아청소년이란 점을 들어 어린 자녀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부모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00일 동안 계속되는 기침’이란 뜻을 가진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2급 감염병이다. 2급 감염병이란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발생 또는 유행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격리도 필요한 유형을 말한다. 법정감염병은 1~4급으로 나뉘는데,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치명률이 높다.

백일해는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뿜어져나오는 비말로 전파된다. 초기 증상은 콧물, 미열, 가벼운 기침 등의 상기도 감염 형태로 나타나다가 중기에 접어들면 발작성 기침과 함께 숨을 길게 들이쉴 때 ‘훕’ 소리가 난다. 기침이 심한 경우 얼굴이나 눈이 충혈되거나 기침 후 구토, 끈끈한 가래, 청색증, 무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시기는 2~4주정도 지속된다. 잠복기는 4~21일정도다.

픽사베이
최근 들어 백일해가 주목받는 이유는 확산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31명에 그쳤던 환자 수는 2023년 292명, 올해 11월 1주 누적 기준 3만332명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만 놓고 봤을 때 연령별로는 13~19세가 45.7%(1만3866명), 7~12세가 42%(1만2725명)로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의 87.7%(2만6591명)를 차지했다. 0~6세의 경우 전체 환자의 3.3%(1008명)으로 8월 이후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1세 미만 영아도 10월 초에는 주당 2~4명의 신고를 보이다가 10월 말 12명까지 신고됐다.

김상일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백일해에 걸려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무했으나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총 40명이 진료를 받았다”며 “대부분 10~12세 어린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백일해 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올해 9월까지 1만395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달 8일 기준 영아 10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백일해 환자가 13만명이상 발생했고 3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도 올해 2만2273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박성희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수 국가에서 예방 접종률 감소, 해외 교류 증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법 발전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일해를 진단하려면 코나 목에서 분비물을 채취해 균을 배양하는 비인두 도말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최근에는 PCR 검사나 혈액 검사로도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특히 PCR 검사는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보르데텔라균을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무증상의 성인 감염자가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감염자와 접촉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인의 경우 백일해 검사를 진행해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백일해의 주된 치료법은 항생제 처방이다. 항생제 투여는 전파력이 높은 시기(증상 발생 3주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3개월 미만 영아나 심폐질환, 신경질환이 있는 소아의 경우 합병증에 의한 2차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경과를 살피는 것이 좋다. 항생제 치료 시작 후 5일까지 격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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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는 대부분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모든 영유아에게 시기별로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DTaP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후 2개월 이내 영아는 접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기와 밀접한 접촉이 예상되는 가족, 의료인, 영아 도우미 등이 대신 접종받아야 한다. 만약 임산부가 임신 27~36주 사이에 Tdap(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을 맞으면 태아에게 면역력이 전달될 수 있다.

양무열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영유아·어린이용인 DTaP백신은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에게 2, 4, 6개월에 걸쳐 접종하며 추가 접종은 생후 15~18개월과 만 4~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청소년·성인용인 Tdap 백신은 만 11~12세에 1회 접종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성인은 10년마다 추가로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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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예방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등을 실천해 추가 전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백일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증상을 완화하고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감염자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최소 5일간의 격리, 오염 물품 소독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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