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카톡 속 오빠는 진짜 ‘여사 친오빠’”… 명태균 구속 후 수사 포인트는?

강승우 2024. 11. 1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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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냐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이냐를 두고 큰 논란을 불렀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 여사가 나눴던 대화 속 ‘오빠’가 김 여사의 진짜 친오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명씨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검찰이 이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미공개 뒷부분을 공개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검찰은 명씨가 메시지 속 오빠가 김 여사의 친오빠인 것을 알면서도 마치 윤석열 대통령인 것처럼 오해하도록 언론플레이를 해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며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카톡 속 오빠는 김건희 여사 진짜 친오빠”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14일 명씨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명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메시지 뒷부분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앞서 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이 때 김 여사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고 명씨에게 이야기했다.

이 오빠가 누구인지를 두고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일 것이라고 의심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그런데 이 미공개된 메시지 뒷부분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오빠께서 윤 총장님을 워낙 걱정하셔서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쓴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을 해석하면 이들이 나눈 대화 속 오빠는 실제 김 여사의 친오빠가 맞고, 윤 대통령은 아니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명씨는 그럼에도 대화 속 오빠가 마치 윤 대통령인 것처럼 오해하도록 언론 플레이를 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며 구속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고심 끝에 정지은 창원지법 영장실질심사 전담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태균 구속에 검찰 수사 탄력…여러 의혹 실체적 진실 규명해야

여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씨와 김 전 의원이 구속되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명씨를 둘러싼 현재 검찰 수사는 크게 △공천 장사 의혹 △불법 여론조사 의혹 △명씨의 창원 국가산업단지 개입 의혹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이다.

검찰은 우선 명씨와 김 전 의원이 구속된 가장 큰 이유인 이른바 ‘공천 장사’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명태균 씨(왼쪽)와 김영선 전 의원. 뉴스1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같은 해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7600여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피의자 김영선과 명태균의 관계는 정치적·경제적 공동체에 해당한다”면서 “이들은 대등한 관계를 넘어 ‘갑과 을’의 관계로, 김영선은 ‘갑’인 명태균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이 자신보다 우위에 있는 명씨의 지시를 이행하고, 그런 명씨를 이용해 정치적 입지와 영역을 확대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또 명씨의 창원 국가산단 개입 의혹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명씨가 이른바 ‘땅점’을 통해 창원에 국가산단이 들어선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토지를 매입하려던 사람들에게 토지 매물이 산단 부지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알려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창원국가산단 등 국정개입 의혹 조사본부’는 지난 15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현장을 찾아 현지 조사를 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조사본부장을 맡은 염태영 의원(경기 수원무)은 “이번 국감에서 조사해보니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해당 지역의 거래가 전년도에 비해 3배, 거래액수는 6배, 거래면적은 10배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의도적인 사전 정보 유출이 아닌지 의심된다. 특히 이 기간 76건 토지 거래 중 69건이 그린벨트에 집중돼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민간인 신분이었던 명씨가 김 전 의원실의 총괄본부장 명의로 창원 산단 관련 공문서에 서명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창원 산단 사업에 관여한 창원시청 공무원들도 불러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폭로한 경북 포항시장,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대통령 당선인인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표였던 자신에게 포항시장과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등 공천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포항시장 후보 공천 때 김정재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이 김 여사 뜻이라며 당시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공천배제하려고 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를 직접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이 (저에게) ‘대표님, 이게 원래 공천이라는 게 당협위원장하고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는데 제가 ‘아니요, 이건 잘못했으니 바로 잡아야 한다’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공천배제됐던 이강덕 예비후보가 경선 기회를 받고 결국 포항시장에 당선됐다.

이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도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구속 기간(최장 20일) 동안 명씨를 둘러싸고 언론에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검찰의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시민단체가 고발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송 받아 수사할 계획이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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