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지 굳힌 20살 지스타...국제 게임 전시회로 성장은 남은 숙제"

최종봉 2024. 11. 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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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생겨난 국내 게임쇼가 통합을 이뤄 지난 2005년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로 합쳐졌다. 명실상부 국내 유일이자 최대의 국제 게임 전시회를 표방하며 일산 킨텍스에서 시작해 부산 벡스코로 자리를 옮긴 지스타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았다.
이후 지난 20년간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규모와 관람객에게 있어서는 늘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더불어 지난 2008년부터 개최지를 이어오고 있는 부산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 산업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지스타는 시연 중심의 전시회로서 활로를 모색했으며 코로나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와 같은 방안을 고려하며 꾸준히 명맥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 그간 지스타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지스타 현장에서도 국내외 게임사의 참여를 끌어냈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같은 무게감 있는 타이틀부터 라이언하트스튜디오의 '발할라 라이징' 등 캐주얼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타이틀을 만나볼 수 있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듯 장르의 다각화와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은 출품작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유명 해외 개발자를 만나 볼 수 있는 부대 행사 지콘과 게이머 참여로 구성되는 코스프레 어워드 등 익숙한 지스타의 재미가 행사장을 메웠다.
다만, 지스타의 공식 명칭 중 하나인 '국제 게임 전시회'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얼마나 부합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지난 20년간 지스타는 국내 게임사와 국내 게이머가 주요 대상이었으며, 올해 역시 마찬가지란 인상이다.
올해 지스타 참가하는 해외 게임사의 경우 '포켓몬 고'를 서비스하는 나이언틱과 스팀을 서비스하는 밸브 등이 존재하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지스타에 글로벌 게임사의 참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닌텐도는 지난 2012년 당시 주력 상품이었던 '슈퍼 마리오 3D 랜드' '마리오 카트 7'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 등 닌텐도 3DS 타이틀을 선보이며 지스타에 참여한 바 있다.
또, 소니의 경우 2015년과 2016년 '블러드 본'을 제작한 야미기와 마사아키 PD를 포함한 일본의 스타 개발자와 PS4, PS비타 타이틀을 다수 선보이며 국내 콘솔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2022년에는 서브컬쳐 제작사인 호요버스를 필두로 방문객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문제는 대부분 해외 유명 게임사의 참여는 단발성으로 끝나며, 꾸준한 참여를 독려하진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게임쇼에 부족한 점은 바로 현장을 찾는 관람객이다. 현재 지스타를 찾는 관람객의 대부분은 국내 10~20대 게임 팬과 업계 종사자에 한정됐다.

국내에서 펼쳐지는 게임쇼이니만큼 자국민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해외 쪽 관람객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연하거나 행사를 즐기는 해외 관람객은 여지없이 관계자임을 알리는 비표가 목에 걸려있다. 일반 해외 관람객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자리 잡은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현장에서는 현지 게이머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행사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람객으로 가득하다.

연령대 역시 게임을 선호하는 10~20대가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30~40대, 가족과 방문한 50대 관람객까지 모든 연령대의 일반 관람객이 현장을 찾는다.

지스타는 내수를 만족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단, 글로벌 게임 전시회라는 타이틀로 기준을 잡는다면 해외 게임사의 전시 참여나, 관람객의 방문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라는 타이틀에 만족한다면 행사를 더 키울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안전 관리에 유의하고, 지금처럼 국내 게임사 참여와 해외 바이어의 방문이 이어진다면 지스타의 흥행은 보장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처럼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전 세계 게임 팬과 업계 관계자에게 지스타를 각인하고 싶다면 어쩌면 지난 20년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게임 전시회의 본질은 결국 보다 많은 게임을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손꼽히는 글로벌 게임 전시회는 국내외를 아우르는 게임사의 참여와 현장 관람객 편의에 만전을 기울인다.

지스타 역시 글로벌 게임 전시회를 표방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람객 중심의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준비해야 한다.

국내외 게임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이를 지원하는 조직위와 개최지의 구체적인 지원과 홍보가 드러나도록 고민을 거듭할 시기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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