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청소하다 추락사한 일용직…법원 “유족급여 대상 근로자”

박강현 기자 2024. 11. 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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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판결 확정

일용직 근로자가 근무 중 사망해도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유족에게 관련 보상 비용을 줘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청사. /전기병 기자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는 최근 박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박씨의 아들 A씨는 일용직으로 2021년 6월 대구 달성군에 있는 한 회사 건물 외부 유리창 청소작업을 위해 달비계(공중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매단 의자)를 타고 내려오던 도중 줄이 끊어지면서 8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에 박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고, 그해 8월 공단은 ‘업무 수행 중 추락 재해로 사망했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했다.

그러나 공단은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 재조사 결과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업무상 재해 승인을 전제로 A씨에게 지급한 보험급여는 결과적으로 잘못됐다”는 이유로 박씨에게 급여 등을 돌려달라고 했다. 합계 1억 6200만원 가량 정도 되는 금액이었다.

박씨는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설령 근로자성이 부인되더라도 이미 지급한 유족급여 등을 부당이득금으로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지난해 4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고인은 회사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었음이 인정된다”면서 “회사가 사용자로 지배하던 영역에서 그 지시에 따라 노무를 제공한 A씨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하며 박씨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회사가 A씨에게 상당한 정도의 지시·감독을 한 점, A씨가 대체로 통제된 상태에서 지정된 작업 일자, 시간, 장소 등에 구속돼 일을 한 점을 지적했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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