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과수원 주인 졸졸 따르다 300kg 번쩍…밥도 안 먹는 '막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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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공상과학) 영화 스타워즈 속 로봇이 돌아다니듯, 혹은 산책 나온 강아지가 주인을 쫓듯 대동의 로봇 RT100는 과수원 주인 이은주씨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수확철을 맞아 일꾼들이 딴 사과를 담아놓은 상자를 이씨가 적재함에 싣고 이동하면 RT100이 쫓아가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씨는 무엇보다 RT100 덕에 일손 걱정을 덜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대동은 지난 9월부터 이씨를 비롯한 전국의 과수원들과 RT100의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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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따라 과수원 활주...장애물 회피에 창고 복귀까지
적재함 대신 작업기 장착하면 농약·비료 살포도 '알아서'
"대부분 70~80대"...농촌 일손부족에 새 해법

SF(공상과학) 영화 스타워즈 속 로봇이 돌아다니듯, 혹은 산책 나온 강아지가 주인을 쫓듯 대동의 로봇 RT100는 과수원 주인 이은주씨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누군가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게 아니었다. 그날 이씨가 입은 옷을 보여만 주면 로봇은 하루 동안 이씨를 쫓아다니며 사과를 싣고, 적재함에 용량이 차면 창고까지 혼자 돌아갔다가 사과를 내린 후 이씨가 있는 자리로 되돌아온다. 한번에 300kg를 실어나를 수 있다. 밥을 먹일 필요도, 쉴 시간을 줄 필요도 없다. 밤사이에 충전만 해주면 된다. 한번 완전충전하면 하루 작업 정도는 거뜬히 해낸다.
'이제 일손 걱정 없겠네' 생각이 절로 들었다. 수확한 과일을 창고까지 옮기는 것은 과수원들에 까다로운 작업이다. 길이 울퉁불퉁하고 경사지기 때문에 무게가 수십키로에 달하는 과일 상자를 수레 없이 아직 사람이 옮기는 곳이 많다. 제주의 감귤 나르기 알바는 '극한직업'이란 악명까지 얻었다. 길이 평탄해 내연기관 운반기를 사용하더라도 소음이 심하고 운전자와 과일을 싣는 사람까지 총 두명 필요하다. RT100은 무게중심이 잘 잡혀 울퉁불퉁한 길도 가고, 과일 싣는 한명만 필요하다. 비탑승 방식이라 전복사고 위험도 없다.

지난 13일 전북 김제의 3500평 남짓 사과농원에서 대동의 과수원 추종로봇 시연 행사가 열렸다. 수확철을 맞아 일꾼들이 딴 사과를 담아놓은 상자를 이씨가 적재함에 싣고 이동하면 RT100이 쫓아가는 장면을 보여줬다. 사륜구동이기 때문에 길이 울퉁불퉁하고 경사졌음에도 문제없이 따라갔다. 전기 구동이기 때문에 엔진 소리도 시끄럽지 않았다. 장난감 자동차가 달리는 정도의 소음이었다.
창고에 복귀해 사과 상자를 내릴 때는 적재함의 높이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었다. 덤프트럭처럼 최고 40도로 기울일 수도 있었다. 일꾼들이 수확, 상하차 작업에만 집중하게 해 효율도 높이고 작업 피로도도 낮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에 장애물이나 사람이 있으면 즉각 멈춰서 사고위험도 낮춘다.
이씨는 무엇보다 RT100 덕에 일손 걱정을 덜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전북 김제를 비롯해 전국의 과수원들은 일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이 힘들다는 생각에 젊은 사람들이 잘 안하려 할뿐 아니라 농촌에 청년인구 자체가 없다. 이씨의 과수원도 막내 일꾼의 나이가 예순 다섯이라고 한다. 일꾼 대부분은 70대이고 나이가 많은 이는 80대다. 이씨는 "그마저도 이제는 일꾼 자체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T100에 적재함 대신 방제기를 탑재하면 혼자 농약·비료를 살포하게 할 수도 있다. RT100이 작업하길 바라는 경로대로 한차례 수동 운전을 하면 위·경도값을 토대로 향후에는 RT100이 혼자 구동할 수 있다. 대동의 비전(Vision·시각)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여러대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군집주행을 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작업자를 쫓아가고 장애물을 보면 멈춰서고 군집주행을 할 수 있는 과수원 로봇이 개발된 건 처음이다. 대동은 지난 9월부터 이씨를 비롯한 전국의 과수원들과 RT100의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 1분기면 시중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이씨는 "(체험 중)벌써 일꾼 세명분 작업을 한명이 하고 있다"며 "정부가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지긋한 일손 걱정을 말끔히 덜어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제(전북)=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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