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방송에 건강제품 홍보? 방송 '뒷광고' 막는 법안 나왔다

최민희 의원, 방송협찬 법제화·금지행위 규정 법안 발의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사진=미디어오늘

방송 협찬을 법제화하고 금지행위를 규정한 법안이 나왔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1일 방송법의 '협찬 고지'를 '협찬'으로 변경하고 금지행위를 신설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방송협찬은 방송법에 협찬 사실을 알리는 방법을 담은 '협찬 고지'에 관한 정의만 있고 정작 협찬에 관한 규정이 없어 규제 사각지대로 꼽힌다.

법안은 협찬에 대한 정의를 신설하고 정당 및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의 협찬, 시사·보도·논평·시사토론 방송프로그램의 협찬을 금지한다. 협찬을 할 때 판매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구매를 시청자에게 권유하는 내용, 협찬주를 식별할 수 있는 표현을 프로그램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 등도 금지한다.

또한 방송에서 협찬품 등과 관련된 기능이나 효과 등을 다룰 때는 시청자가 협찬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고지하고 간접광고를 할 때도 어떤 간접광고를 하는지 시청자가 알 수 있도록 자막으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한다. 방송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요구할 경우 광고 및 협찬 매출을 제출하도록 했다.

▲ 협찬 품목을 홍보하는 방송인 채널A '나는 몸신이다' 갈무리.

협찬은 제작지원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고 특정 제품을 노출하면서도 협찬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홈쇼핑에 연계편성되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에 나오는 제품은 대부분 협찬이다. 간접광고(PPL)의 경우 방송 시작 때 간접광고 포함 여부를 명시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을 간접광고로 내보냈는지는 고지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방통위는 지상파와 종편에 재허가·재승인 조건으로 건강제품 관련 협찬 사실을 고지할 것을 강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일부 개선했다. 그러나 건강제품에 한정해 이뤄졌고 추후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해당 조건이 제외될 수도 있다.

최민희 의원은 “방송협찬은 양성화 이후 20년이 더 지나는 동안 제도의 허술함과 규정 미비, 주무기관의 의지 부족 등으로 온갖 탈법행위들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며 “방송협찬과 관련한 전면적인 법개정을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