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속 욕설·비속어,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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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은 대표적인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다.
김종국 외에도 많은 멤버들이 비속어, 욕설을 사용해 왔다.
제작진이 욕설, 비속어의 사용을 막거나 편집하는 것이 옳지만 '런닝맨' 측은 오히려 웃음 포인트로 사용하는 중이다.
네티즌에게 욕설, 비속어 사용으로 지적받는 대표적인 예능이 '런닝맨'이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만의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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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욕설 모음 유튜브 콘텐츠 공개까지
'런닝맨'은 대표적인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방영되는 동안 멤버들의 친분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나 출연진이 너무 친해진 가운데 말 또한 지나치게 편하게 하는 이들의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SBS '런닝맨'의 김종국은 최근 조나단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진이 조세호의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김종국은 조나단에 대해 "축의금은 얼마 하지도 않고 (음식을) 겁나 X먹더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축의금 액수를 지적한 부분이 시청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가운데 강한 어조의 표현은 쓴소리가 더욱 커지게 했다.
김종국이 출연하는 '런닝맨'은 2010년 첫 방송된 프로그램이다. 일부 스타들의 하차, 합류가 이어지긴 했으나 인연이 오랜 시간 누적되면서 멤버들은 깊은 케미스트리를 발산해 왔다. 다만 너무 날 것의 친분을 보여줬다는 점이 문제였다. 김종국 외에도 많은 멤버들이 비속어, 욕설을 사용해 왔다. 지난 10일 방송에서도 "야이, 씨" "미쳤다, 이씨" 등의 말을 하는 출연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작진이 욕설, 비속어의 사용을 막거나 편집하는 것이 옳지만 '런닝맨' 측은 오히려 웃음 포인트로 사용하는 중이다. 프로그램 측은 지난해 유튜브에서 '삐약'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멤버들이 욕설 등을 사용하는 장면을 모아둔 콘텐츠였다. '런닝맨' 출연자가 심한 욕을 사용할 때 욕설 대신 새소리 등이 들려왔으나 이들의 입 모양, 상황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챌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방송 측은 욕설 장면을 모아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하고자 했다.
숙제는 '제작진의 고민'
네티즌에게 욕설, 비속어 사용으로 지적받는 대표적인 예능이 '런닝맨'이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JTBC '아는 형님'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은 출연자가 언급한 욕설을 '시벨롬(Si bel homme)'과 같은 자막으로 송출한 바 있다. JTBC 보야지(Voyage) 유튜브 채널에서는 지난 5월 '형님들 식빵 굽기 1초 전. 온갖 새들이 날아드는 아는 형님 험한 말 모음'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런닝맨'과 마찬가지로 출연진의 욕설 사용 장면을 모아둔 콘텐츠였다. MBC '놀면 뭐하니?' 역시 하하의 욕설 사용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K-콘텐츠에 대한 위상이 크게 높아진 시기다. 한국의 인기 예능 역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런닝맨'에서 활약했던 이광수는 이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며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SBS는 베트남판 '런닝맨'을 선보이며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K-콘텐츠의 위상을 위해서는 이제 프로그램에 웃음 포인트가 있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재미를 선사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욕설과 비속어로 웃음을 안기는 것은 고품격 개그로 보기 힘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학교에서 사용을 지양하도록 배워왔던 욕설을 예능이 내보내는 것이 과연 '방송국의 책임'과 어울릴지도 의문이다. 제작진과 출연자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웃기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K-콘텐츠의 위상에 어울리는 품질의 예능들이 TV속을 채우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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