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을의 헤이즈 “다양한 그리움 담았죠”

김선우 2024. 11. 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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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가 가을 감성 가득한 신보로 돌아왔다.

헤이즈가 사계절을 지나 1년 만에 컴백했다. '폴린'(FALLIN')'이란 앨범명에서도 느껴지듯 가을 무드로 가득하다.

6일 발매된 신보는 동명의 타이틀 '폴린'' 뿐 아니라 '모든 걸 가르쳐 준 사람이니까' '미래일기' '겉마음' '점' '내가 없이' '노벰버 송(November song)'까지 각기 다른 다양한 그리움을 헤이즈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헤이즈는 앨범 발매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 곡 작업을 하며 뺄 건 빼고, 빠진 자리에 새로운 곡도 써보고 하면서 시간이 자연스레 지나갔다”고 답했다. 그 결과 꽉 찬 알밤 같은 단단한 앨범이 탄생했다.

-새 앨범 참여도는 어느 정도인가.
“2번부터 6번 트랙까지다. 7번은 연주곡이다. 1번에 실린 타이틀곡 '폴린''은 예전부터 데모로 있었다. 싸이 대표님이 '이 곡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다시 들었을 때 만장일치로 이 곡을 택했다. 나도 확신을 갖게 됐다. 이 곡이 타이틀이면 내가 써뒀던 곡이 그리움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모일 수 있을 듯 했다. 잔잔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가사와 멜로디로 풀어져있는데 그게 더 와닿았다. 콕콕 찌르는 것들이 있었다. 듣는 분들이 하나의 소재나 대상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그리움으로 생각해도 좋다. 이 곡이 결국 제일 좋았다.”

-이번 앨범을 '그리움'으로 관철시킨 이유는.
“내가 쓰는 곡들을 생각해보면 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으로 인해서 나오는 문장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이 곡들을 모으는데 그리움이라는 소재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앨범 소개하는 게 내 자기소개가 된다고도 생각하는데 나는 그리움이 많은 사람인 듯 하다. 그래서 아예 그리움의 총집합을 준비했다.”

-헤이즈의 그리움 대상은 누구인가.
“다양하게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가족에 대한 감정이 컸다. 건강한 부모님 혹은 사랑에 있어선 훨씬 더 순수한 마음으로 계산없이 사랑에 임했던 나 등등. 다양한 대상이 떠올랐다. 사람 뿐 아니라 시간과 순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몽글몽글해졌다. 내 곁에 없고 사라진 것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계절이 지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앨범을 준비하며 한결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정리가 됐다. 물론 그리움을 털어내는 게 쉽진 않다. 내 곡을 듣는 분들 나와 감성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평소에 선보였던 곡보다 더 담백한 느낌이다. 그래서 낯설진 않았나.
”그래서 새로웠다. 수록곡에는 여전히 진한 헤이즈가 있으니 취향에 따라 들어줬으면 좋겠다.”

-앨범 작업하거나 가수로서 고민이 있을 때 싸이 대표님과도 이야기 많이 나누는 편인가.
“고민 있을 때 말씀을 드리는 편이다. 그러면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으니까 유쾌하게 풀어내 줄 때도 있고 곡 관련해서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해준다. 그런 것들도 도움이 많이 된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말하라고, 뭐든 해주겠다' 하는데 그 말만으로도 기댈 곳이 있다는 의지가 많이 된다. 대화를 하지 않아도 활동하는 거만 봐도 많은 귀감이 된다. 난 10년 됐는데 선배님은 25년간 꾸준히 에너지 넘치게 활동하니까 그런 것들을 보면 스스로 많이 느끼는 듯 하다. 그 안에서 고충도 있고 힘듦도 있을텐데 전혀 티내지 않는 걸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여전히 곡을 쓸 때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여전히 소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가사도 와 닿고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조금 더 나를 제재하지 않는 것이다. 표현하는데 있어서 머릿 속에 많은 검열이 거친다. '날것으로 쓰자, 포장하지 말자' 그래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 나다운 것에 집중하려는 마음이 강해졌다. '언프리티 랩스타' 때랑 지금이랑 가사 결이 다르다. 그 땐 훨씬 더 날것이었다. 단순했던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지는 것도 있고 듣는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니 점점 강해져오는 듯 하다. 앞으로도 덜 절제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5년전 인터뷰에서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여전히 그 철학이 지켜지고 있을까.
“그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문장에 있어서는 지켜지고 있는데 공개하는데 있어선 예전엔 내가 쓴 곡들을 다 냈다면 지금은 걸러내는 듯 하다.”

-부담감과 긴장감 때문일까.
“긴장된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순위에 대해선 많은 생각을 안하는 편이다. 나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라 많은 이들이 투입됐고 회사에서 내는 결과물이기도 하니까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한다. 그래도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이다. 가장 헤이즈다운 곡은 무엇인가.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건 '비도 오고 그래서'다. 비를 정말 좋아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냈을 때 사랑받았고, 헤이즈라는 가수를 알려준 곡이지 않나. 한 과목 공부를 못 끝내면 다음 과목으로 못넘어가는 성향이었다. 앨범 만들 때도 비슷하다. 앨범에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항상 마지막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막상 그 앨범이 나오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된다는 반응도 얻고 새로운 경험이 생기니까 새로운 영감이 찾아온다.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듯 하다. 그저 지금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이대로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계를 느낄 때도 있나.
“한계는 내가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계를 두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만 내가 느끼는 힘듦은 에너지에 관한 거다. 에너지 배분만 잘하면 될듯 하다.”

-앨범으로 그리움을 털어냈나.
“다 털어낼 수 없다. 하지만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마주하고 오랫동안 생각했기 때문에 누구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걸 많이 생각하다보니까 무거웠던 마음이 많이 가벼워진 듯 하다. 이 앨범을 만들면서 느낀 건 그리움이라는 게 과거에 대한 감정인데 그걸 떠올리다보면 현재의 나를 놓칠 때가 있으니 그런 실수를 하지 말고 언젠가 그리운 지금에 집중하자 싶었다. 스스로 깨달음이 있었던 앨범인 듯 하다. 듣는 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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