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반도 전쟁과 혼란 허용 못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4. 11. 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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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라마에서 회담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전쟁과 혼란 발생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 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양국 정상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의 중국 대표단 숙소 호텔에서 만나 두 정상 간의 세 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17일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시진핑은 회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입장과 행위는 언제나 떳떳했고, 중재와 화해 권유, 대화 촉구를 넘나들며 평화를 위해 뛰고 국면 완화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한반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만 문제에 관해서는 “‘대만 독립’ 분열 행동과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은 물과 불처럼 공존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고 싶다면 (대만 총통인) 라이칭더와 민진당 당국의 ‘대만 독립’ 본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신중하게 대만 문제를 처리하며, 분명하게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영유권 분쟁으로 인한 크고 작은 충돌로 긴장이 높아진 남중국해에 대해서는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 권리를 결연하게 지킬 것”이라며 “미국은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양자 분쟁에 끼어들어서는 안 되고, 도발과 충동적인 행위를 종용하거나 지지해선 안 된다”고 했다.

시진핑은 내년 1월 백악관에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강경한 대(對)중국 기조를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서로를 적수로 여기고 악성 경쟁을 하면 중·미 관계는 굴곡을 맞이하거나 후퇴할 수도 있다”면서 “대국 간 경쟁은 시대의 바탕색(기조)이 아니고, 단결과 협력만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낼 수 있다.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은 해결책이 아니며 호혜 협력만이 공동 발전을 이루게 한다”고 했다.

다만 지난 5일 미국 대선을 거론하면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힘쓴다는 중국 목표에는 변함이 없고,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호혜에 따라 중미 관계를 처리한다는 원칙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미 관계의 평온한 이행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양국 인민을 이롭게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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