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협약 회의 답게…페트병 생수·이름표 끈 사라진다
전시 부스, 플라스틱 대신 70회 이상 재사용 가능한 폐목재로 제작
행사 홍보 물품도 제작 안 해…"업싸이클링 제품이라면 배포 가능"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유엔 플라스틱 협약 관련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가 이달 25일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가 플라스틱 오염 심각성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약 마련을 목표로 하는 만큼, 회의 주최국인 한국도 '플라스틱 없는 회의'를 조성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행사에서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는 페트병 생수를 비치하지 않거나 각종 행사 물품을 비(非) 플라스틱 소재 제품으로 대체하는 식이다.
17일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부산 벡스코에서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플라스틱 협약 관련 INC 5차 회의 관련 행사는 '플라스틱 없는(plastic-free)' 행사를 원칙으로 진행된다.
먼저 행사 기간 동안 페트병 생수가 제공되지 않는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개발한 탄소배출계수로 자체 산정한 결과에 따르면 500㎖ 페트병 생수 1개의 생산·사용·폐기 단계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52.42gCO2 eq으로 추산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약 170개 정부대표단과 산·학·연·시민사회 등을 합쳐 약 4000명이 방문할 예정인데, 그 절반분만 준비한다 해도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10만4840gCO2 eq에 이른다.
이에 이번 행사에서는 페트병 생수가 비치되지 않을 예정이며 회의 참석자들이 직접 개인 물병을 챙겨와야 한다. 물을 리필할 수 있는 물병과 텀블러 세척기가 회의장 내에 설치된다.
전시장 내부 카페테리아(식당)에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두고, 회의 참석자들이 착용하는 이름표 목걸이의 끈도 주최 측에서 나눠주지 않을 예정이라 참석자들이 지참해야 한다.
전시장에서는 종이도 사라질 전망이다. 전시장 참여 업체들의 홍보 리플릿과 포럼, 세미나 발표 자료는 종이 뭉치가 아닌 큐알(QR)코드로 제작된다. 참석자들은 QR코드를 통해 각종 자료들을 다운로드 해 볼 수 있다.
전시장에 사용되는 물품들도 비(非) 플라스틱 소재 제품들로 채워진다. 환경공단은 "전시 부스의 가벽과 인포데스크, 벽체의 주 소재는 플라스틱이 아닌 폐목재가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부스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는 목조 건축 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배향성 스트랜드 보드(OSB) 또는 루바(옹이와 나뭇결이 살아있는 내장 마감재), 낙엽송 등으로 모두 폐목재를 활용한 자재들이다. 이 폐목재는 7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공단에 따르면 전시 부스 소재를 폐목재로 대체함으로써 감량되는 플라스틱 양은 495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플라스틱 제품 1㎏의 탄소 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평균 22.7% 낮은 탄소 배출량이라고 공단은 설명했다.
현수막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안내판과 사인물도 다른 제품들로 교체된다. LED 전광판과 벌집 모양 형태의 종이 재질인 허니콤보드 소재의 배너가 비치될 예정이다.
다만 행사장 내 간판 조명, 케이블 타이, 바닥재 등은 불가피하게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비중은 5% 내외가 될 것이라고 공단을 설명했다.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홍보 용품도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폐안전모로 제작된 마그넷'과 같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업싸이클링 제품이라면 전시장에서 배포할 수 있다.
회의가 진행되는 기간인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부산시와 함께 '플라스틱 없는 주간(Plastic Free Week)'도 운영된다. 이 기간 동안 행사장뿐 아니라 부산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지역 호텔, 카페 등과 같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캠페인이 추진된다.
한편 국제사회는 2022년 3월에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춘 협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22년부터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회의가 마지막 회의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협약 성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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