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격수 이름 뭐죠?"…'ML 464홈런' 전설도 깜짝, '0.455 미쳤네' 新 국대 유격수 꿰찼다

김민경 기자 2024. 11. 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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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한은 2024 프리미어12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야구대표팀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 연합뉴스
▲ 2023년 WBC 도미니카 대표팀의 선수겸 단장 넬슨 크루즈. ⓒSNS 캡처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한국 유격수 이름이 뭐죠? 그 선수가 좋았던 것 같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464홈런을 자랑하는 거포 넬슨 크루즈는 16일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톈무야구장을 찾았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크루즈는 모국 대표팀을 돕기 위해 타이베이에 왔다. 크루즈는 2023년 시즌을 끝으로 19년 빅리그 생활 은퇴를 선언했고, 통산 성적 2055경기, 타율 0.274(7501타수 2053안타), 464홈런, 1325타점을 기록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크루즈는 B조 전력분석을 하면서 당연히 한국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 대표팀에서 현재 가장 유명하고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OPS 1.067로 맹활약하며 MVP 0순위로 떠올랐다. 대만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까지 한국에서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에 주목했고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기도 했다.

크루즈는 당연히 김도영을 인상적인 선수로 꼽았지만, 김도영보다 먼저 언급하며 기량을 놀라워한 선수가 있다. 바로 한국 유격수 박성한(SSG 랜더스)이다. 크루즈는 SPOTV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좋은 팀이다. 몇 경기를 지켜봤는데, 짜임새가 있고 균형 잡힌 팀이라고 생각했다. 유격수 이름이 뭔가? 그 선수가 좋았다"며 박성한을 콕 집어 언급했다.

그럴 만했다. 박성한은 이번 대회에서 타율 0.455(11타수 5안타)로 한국 내에서 타율 1위에 올라 있다. 류중일 한국 감독은 지난 13일 대만과 첫 경기에서는 김주원을 먼저 유격수로 기용했지만, 3-6으로 패한 뒤 선발 라인업을 대폭 수정한 이후부터 박성한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박성한은 수비도 안정적인데 타격감이 워낙 좋으니 류 감독이 벤치에 아껴둘 이유가 전혀 없었다.

박성한은 16일 도미니카전에서 소름 돋는 대역전 드라마의 주역이기도 했다. 8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으로 영양 만점 활약을 펼치며 9-6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경기 초반 0-6으로 끌려가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던 한국은 박성한의 결승타 덕분에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 한국 야구의 기적을 이끈 박성한 ⓒ 연합뉴스
▲ 박성한이 2타점 적시 3루타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 연합뉴스

한국의 역전 드라마의 시작과 절정에 박성한이 있었다. 박성한은 0-6으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볼넷을 얻으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원준도 연달아 볼넷을 얻으며 상대 투수를 압박했고,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신민재가 투수 땅볼로 물러나나 했을 때 투수의 1루 악송구가 나온 덕분에 2, 3루주자가 모두 득점해 2-6으로 추격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후 문보경과 박동원이 연달아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린 덕분에 4-6까지 거리를 좁혔다.

한국은 8회말 대거 5점을 뽑으면서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나승엽과 박동원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에서 송성문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5-6 턱밑까지 추격했다. 윤동희가 헛스윙 삼진에 그치면서 2사 1, 3루로 상황이 바뀌었는데, 박성한이 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결정타를 날렸다. 송성문이 2루를 훔쳐 2, 3루로 상황을 바꾼 가운데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날려 끝내 7-6으로 뒤집었다. 이어 최원준과 홍창기가 적시타를 연달아 때려 9-6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성한의 3루타에 힘입어 득점한 송성문은 "진짜 정말 기뻤다. 내가 야구하면서 이렇게 소름이 돋고 짜릿한 경기는, 또다시 새롭게 경신된 것 같다"며 역전 당시 감동의 여운을 경기 뒤에도 쉽게 잊지 못했다.

박성한은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 모두 뭉쳐서 역전했다. 중요한 순간에 나한테 와서 찬스를 잘 살려서 오늘(16일) 짜릿한 승리를 한 것 같다. 초구 직구를 보고 변화구가 바로 왔다. 직구 구위가 워낙 좋고 빠르다. 포커스는 직구에 맞췄다. 변화구를 연속으로 봤을 때 눈에 익었다. 결과가 나왔을 때는 눈에 익었을 때라 콘택트를 잘했다"고 결승타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3루타 타구가 날아갈 때는) 해냈다 싶었다. 딱 그 생각만 했다. 속으로 '와 내가 이걸 해냈구나' 했다. 소름이 돋더라.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박성한은 올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0.301(489타수 147안타), 10홈런, 67타점, OPS 0.791을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인데도 타율 3할을 넘기면서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만한 성적을 냈고,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합류하면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번 대회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들의 공도 펑펑 치고 있는 박성한은 빅리그에서 수많은 세계적인 타자를 봐온 크루즈에게 눈도장을 찍을 정도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 박성한 ⓒ 연합뉴스
▲ 박성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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