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해트트릭 할 뻔! 벤투호 황태자→홍명보호 살림꾼…황인범은 계속 진화 중이다[심재희의 골라인]
홍명보호 공수 연결고리로 제 구실 톡톡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제대로 물이 올랐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페예노르트에 진출 후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감이 더 붙은 듯하다. 벤투호 황태자에서 홍명보호 살림꾼으로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 됐다. 황인범(28·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
177cm 67kg. 딱 봐도 피지컬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물론, 축구는 피지컬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하지만 피지컬이 좋으면 유리한 점 또한 많다. 특히 중원을 활발히 누비는 미드필더의 경우, 최근 들어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이 주가를 드높이고 있기도 하다.
반대 선수도 찾아보면 꽤 있다. 그들은 피지컬 약점을 놀라운 축구 센스와 활동량으로 커버한다. 안정된 기본기와 세밀한 기술로 공을 잘 간수한다. 많이 움직이며 빈 공간을 만들고, 자기 편 수비를 커버한다. 정확한 패스와 슈팅으로 득점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황인범이 후자다. 최근 경기 장악력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페예노르트 팀 내에서도 그렇고, 한국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서 '황태자'로 불린 그가 더 좋아졌다. 공수 연결고리로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홍명보호 살림꾼으로 확실히 거듭났다.
14일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황인범은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한국이 강력한 전방 압박을 할 수 있도록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고, 수비진을 감싸며 잘 커버했다. 결정적인 두 번의 도움으로 득점까지 도왔다.
전반 10분 오세훈의 헤더 골을 배달했고, 후반 28분 배준호의 쐐기포에 징검다리를 놓으며 한국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전반전 막판 손흥민과 콤비 플레이를 펼치며 이재성에게 올린 왼발 크로스가 골대를 맞지 않고 들어갔으면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할 뻔했다.
세계적인 중앙 미드필더(수비형 미드필더)로 각광을 받았던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아 피를로는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그리 빠르지 않지만 중원 사령관으로 거듭났다. 기본기가 좋고, 탁월한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전술 이해도가 뛰어나 소속팀과 대표팀의 엔진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현재 홍명보호에서 황인범이 그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리그1과 K리그2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고, 미국프로축구(MLS)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다. 그리스 수페르리가 엘라다와 세르비아 수페르리가를 거쳐 이제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무대를 누비고 있다. 여러 무대에서 계속 제 몫을 다하는 황인범의 진화와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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