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4조 원 대신 갚는 HUG…7천억 자본확충 나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4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오늘(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 291억 원, 사고 건수는 1만 8,68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보증사고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사고액(4조 3,347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보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경매 등으로 회수하는 상품입니다.

전세보증에 가입한 주택의 세입자에게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올해 지난달까지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3조 3,271억 원입니다.

올해 연간 대위변제액은 4조 원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HUG 대위변제액은 2021년 5,041억 원 규모였는데, 2022년 9,241억 원, 지난해 3조 5,544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대위변제액은 급증했지만 집주인으로부터 받아내는 회수율은 지난 8월 기준 8%대에 불과해, HUG는 올해 3조 9,911억 원의 영업손실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3조 9,962억 원)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이런 대규모 적자에 HUG 자기자본은 올해 1분기 6조 8천억 원에서 4분기 2조 6,800억 원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과 연결되기 때문에 누적 손실로 자본금이 쪼그라들면 전세보증, 분양보증 등 HUG가 수행하는 각종 보증이 중단될 우려가 있습니다.

HUG는 자본금의 90배까지만 보증할 수 있는데 지난 9월 말 보증 잔액은 634조 원, 담보보증금액을 차감한 보증 잔액은 361조 원입니다.

HUG는 자본금 확충을 위해 5천억∼7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습니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영구채로 분류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말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HUG의 채권 발행에 제동을 걸었지만,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HUG는 지난 14일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오는 19일 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26일 채권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수요예측 시 공모 희망 금리는 연 3.5∼4.1%입니다.

이번 채권 발행에 앞서 정부가 HUG에 출자한 금액은 4년간 5조 4,739억 원에 이릅니다.

HUG에 대한 주택도시기금 출자는 2021년 3,900억 원, 지난해 3,849억 원, 올해 7천억 원 규모로, 올해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 원 현물출자도 있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덕현 기자 dk@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