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사 지시따라 일한 일용직 근로자도 산재보험 대상"

노선웅 기자 2024. 11.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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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관리·감독 하에서 근무한 일용직 근로자도 산재보험 보상 대상이 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또 "이 사건 현장 옥상에서 고층에서의 작업 시 설치가 요구되는 안전시설 내지 보호시설을 설치·관리하면서 이에 수반하는 위험방지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던 자는 C 사"라며 "C 사가 사용자로서 지배하던 영역에서 그 지시에 따라 노무를 제공한 A 씨는 산재보험의 보상 대상이 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단의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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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청소 작업하다 8m 높이서 추락
"사용자 지배 영역서 지시에 따라 일해…유족 급여줘야"
[자료] 서울행정법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회사의 관리·감독 하에서 근무한 일용직 근로자도 산재보험 보상 대상이 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1년 6월 4일 유리창 청소 작업을 하기 위해 대구 달성군에 있는 B사 건물 옥상부터 달비계(외줄 로프에 부착된 작업대)를 타고 내려오던 중, 로프가 끊어지면서 약 8m 높이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 작업은 B 사가 C 사에 도급한 것으로, A 씨는 C 사와 3일간 일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작업을 수행하기로 한 상태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8월 A 씨의 유족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했으나, 2023년 3월 "재조사 결과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A 씨 유족에게 지급된 1억 6270만 원에 대해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을 했다.

유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C 사는 이 사건 현장에서 A 씨를 포함해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고 건물 청소를 위한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지시·감독을 했다"며 "A 씨의 노무 제공은 B 사와 C 사의 지시나 관리하에 대체로 통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작업의 구체적인 순서나 방법까지 지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는 작업 일정이나 방식을 조율할 수 있는 이 사건 작업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아니라 작업 일수 및 작업량에 의해 정산한 보수도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이라는 성격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고인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지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지 않았으며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거나 실질적인 노무 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으므로 이 같은 사정만으로 고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건 현장 옥상에서 고층에서의 작업 시 설치가 요구되는 안전시설 내지 보호시설을 설치·관리하면서 이에 수반하는 위험방지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던 자는 C 사"라며 "C 사가 사용자로서 지배하던 영역에서 그 지시에 따라 노무를 제공한 A 씨는 산재보험의 보상 대상이 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단의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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