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려서 '나혼자산다'…"315만원 벌어 128만원 쓰는데, 하루 2끼는 사치"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은 '비자발적'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1인 생활을 지속하겠다는 응답률은 전보다 떨어졌다. 1인가구의 평균소득은 315만원으로 생활비와 대출 상환에 53.4%를 썼다.
17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절반 이상(53.1%)이 학교나 직장, 사별, 이혼 등 비자발적으로 '1인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2020년 39.9% △2022년 51.2% 등 지속해서 증가했다.
특히 20, 30대의 남성과 여성의 응답자가 지난 조사(2022년)보다 각각 5.5%포인트(P), 6.9%P 늘었다. 독립 준비와 관련해서는 1인가구 중 3분의 1 이상이 독립 준비를 위한 충분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1인 생활을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1인 생활을 지속하겠다고 답한 응답률은 55.8%로 지난 조사(2022년 56.3%)보다 감소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생활비와 거주비 부담이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1인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315만원으로 생활비로 40.8%(128만원)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비 2.1%P 늘었다. 고금리로 대출 상환 비중도 10.8%에서 12.6%로 증가했다. 저축 비중은 30.3%로 동일했는데, 대신 여유자금이 3.9%P 하락했다.
특히 2022년과 비교해 더 계획적으로 지출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한도에서 지출한다'는 의견에 75.3%가 동의했는데 지난 조사보다 18.4% 늘었다. '금융 환경이나 내 상황을 고려해 정기적으로 자산을 점검하고 조정한다'는 의견에는 1인가구 55.2%(2022년 47.4%)가 동의했다.
자산관리 태도를 알기 위한 면접 조사에서 "독립 전에 별생각이 없다가 1인 생활을 시작한 후부터 조바심이 생긴다", "독립 전에는 용돈을 받으니까 재테크라고 할 게 없었는데 이제는 목돈을 만들려고 굴리다 보니 공격적으로 투자를 시도한다"는 등 1인가구가 되면서 자산관리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태크를 하는 주된 목적은 '자산증식(59.9%)'과 '노후·은퇴자금 준비'(51.25)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노후·은퇴자금 준비는 40대(61.9%) 50대(77.3%)에서 주된 목적으로 나타났다. 4050여성은 "노후에 폐지 주우러 다니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모아야 한다"고 면접에 답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서 임금 근로자로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94.3%였음에도 1인가구의 54.8%가 부수입을 얻기 위해 부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 비해 12.8%P 증가한 결과다. 1인가구가 부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유·비상자금 마련'(38.7%)이 꼽혔다.
또 1인가구는 하루 평균 채 2끼(1.8끼)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립 및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1인가구는 증가(2022년 35.3%→2024년 38.4%)했으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1인가구 비율(30.7%)은 5.5%P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의 생활 만족도' 부분에서는 1인 생활에 71.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공간·환경'(77.8%), '여가생활'(75.3%), '인간관계'(59.5%), '경제력'(48.4%)의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1인가구가 생활에서 느끼는 3대 걱정거리는 '경제적 안정(22.8%)', '외로움(18.1%)', '건강(17.0%)'이었다.
한편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는 지난 2월 19일부터 19일간 혼자 거주하며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25~59세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표적집단 심층면접(FGD)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가방속에 젖은 옷 가득…비행기 타려다 체포된 20대 왜?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
- 큰 돈 번 줄 알았는데…대박난 '삐끼삐끼', 원곡자 토니안이 놓친 것 - 머니투데이
- 박원숙, 아들 사망 후 연락 끊긴 손녀 재회…"할머니 닮았네" 깜짝 - 머니투데이
- '체포조 의혹' 반박한 경찰 "명단 받은 적도 없다"…분단위 타임라인 공개 - 머니투데이
- '테라' 권도형 변호인 "정치적 판단 안 돼…한국 보내달라" - 머니투데이
- '빅뱅 팔이' 승리, 이젠 지드래곤보다 돈 잘 번다?…출소 후 근황 - 머니투데이
- "음란 마귀" 술고래 남편의 반전 아내…진태현도 아찔 토크에 "힘들다" - 머니투데이
- '대마초 전과' 부활 김태원, 미국인 사위 첫 대면…딸 울컥한 사연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