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 대역전극 펼치고도…한국 경우의 수, 오늘 '운명의 날' 다가올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대역전극이었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엔 이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9-6으로 승리했다.

어려운 승리였다. 경기 초반만 해도 선발투수 임찬규가 3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초반 기세를 상대에 빼앗기고 말았다. 어느덧 0-6까지 벌어진 점수차. 그러나 한국에게는 놀라운 뒷심이 있었다. 야금야금 따라간 한국은 4-6으로 뒤진 상황에서 8회말 공격을 맞았다.

선두타자 나승엽이 우전 안타를 쳤고 박동원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려 1사 1,3루 찬스를 맞은 한국은 송성문이 우전 적시타를 작렬하면서 5-6으로 따라갔고 이어진 2사 2,3루 찬스에서 박성한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적시 3루타를 폭발, 7-6으로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최원준과 홍창기도 적시타 한방씩 보탰고 한국은 9-6으로 달아나면서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결국 9-6으로 승리한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며 조 3위에 안착했다. 과연 한국은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을 펼쳤지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조 2위 안에는 들어가야 한다. 17일 현재 B조 순위를 보면 일본이 3승 무패로 1위, 대만이 2승 1패로 2위에 올랐으며 한국에 이어 호주와 쿠바가 나란히 1승 2패, 도미니카공화국이 1승 3패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물론 '경우의 수'는 존재한다. 우선 대만이 남은 두 경기를 패하고 한국이 남은 한 경기를 승리하면 양팀의 순위는 바뀔 수 있다. 대만이 17일 호주전, 18일 쿠바전을 모두 패하면 2승 3패, 한국이 18일 호주전을 이기면 3승 2패가 된다.

▲ 박성한이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8회말 역전 3루타를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하나는 쿠바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한국이 남은 한 경기를 승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TQB를 통해 순위를 결정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런데 쿠바는 17일 일본전, 18일 대만전을 앞두고 있어 두 경기를 모두 잡을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당장 17일 일본-쿠바전, 대만-호주전의 결과에 따라 한국의 탈락 여부가 확정될 수도 있다. 일본이 쿠바를 이기고 대만이 호주에게 승리를 거두면 자동적으로 일본과 대만이 조 1~2위를 확보한다. 따라서 한국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은 17일에는 경기 일정이 없다. 당장 쿠바와 호주를 응원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대만전에서 3-6으로 무릎을 꿇었다. 사실 슈퍼라운드 진출에 있어 가장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기였기에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이어 쿠바를 상대로 8-4로 승리한 한국은 일본에 3-6으로 패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을 9-6으로 누르고 실낱 희망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 프리미어12는 승률이 동률일 경우에 (1) 동률 팀들 중, 해당 팀들 간 경기에서 승리한 팀 (2) TQB와 동률인 팀들 간에 치러진 경기 승패 결과(3팀 이상이 동률이고 1번 규정이 순위를 결정하지 못할 때, TQB가 높은 팀 또는 팀들이 높은 순위 차지. 만약 TQB가 동률인 팀들이 있다면 상대 전적이 먼저 적용) (3) 가장 높은 자책점-TQB를 기록한 팀, (4) 동률 팀들 중, 해당 팀들 간 경기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팀, (5) 동전 던지기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편 미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파나마, 네덜란드, 푸에르토리코가 속한 A조에서는 베네수엘라와 미국이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베네수엘라는 4승 1패를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3승 2패로 2위에 턱걸이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파나마도 3승 2패를 기록했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미국이 조 2위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