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로 0-6 →9-6의 대역전승 거둔 ‘류중일호’...결승 3루타 박성한 “소름 돋고 온몸에 전율”
2000 시드니 올림픽 호주와의 준결승.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두 경기.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 그리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조별 예선까지. 이 경기들의 공통점은?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경기 초반 0-6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9-6으로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4-6으로 뒤지던 8회 대거 5점을 내며 9-6으로 뒤집은 것으로, 이날 승리로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패해 노메달에 그쳤던 수모를 완벽하게 되갚았다.
한국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9-6으로 대역전승했다.
개막전 대만에 3-6으로 패한 한국은 이후 쿠바전 8-4 승리로 분위기를 뒤집었으나 15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3-6으로 패하며 사실상 자력으로 슈퍼라운드 진출은 힘들어졌다. 이날 경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패색이 짙어 경우의 수도 따져볼 수 없는, 탈락 확정이 되는 듯 했으나 경기 중후반부터 괴물같은 집중력을 앞세워 조별리그 성적을 2승2패로 만들며 슈퍼라운드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타선은 침묵한 반면 우리 마운드는 줄줄이 털렸다. 선발 임찬규가 3회까지 1점만 내줬으나 4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없이 2루타와 투런포를 맞고 3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올라온 소형준도 안타 3개를 맞고 1점을 내주며 4회까지 0-4로 뒤졌다. 5회부터 SSG의 마무리 조병현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5,6회에 각각 1점씩을 내주면서 점수는 0-6까지 벌어졌다.
한국의 반격은 패색이 짙어졌다 생각한 6회부터 시작됐다. 1사 2,3루에서 신민재의 투수 땅볼 때 상대 수비 악송구로 2점, 문보경과 박동원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4-6까지 따라붙었다.
한국은 나승엽의 우전 안타, 문보경의 2루 땅볼, 박동원의 좌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어냈다. 송성문의 우전 적시타로 4-6까지 따라붙은 한국은 계속된 1사 1,3루에서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2아웃이 됐다. 이대로 동점에는 실패하는 듯 했으나 송성문이 도루로 2사 2,3루를 만들었고, 박성한이 도미니카 공화국 마무리 디에고 카스티요와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큰 타구를 날렸다. 주자 2명은 당연히 홈을 밟으며 7-6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박성한은 쏜살같이 달려 3루에 안착했다. 박성한의 결정적인 3루타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은 것이다.
박성한의 장타 한 방에 흥이 오른 한국 타선은 최원준의 적시 2루타와 홍창기의 중전 적시타까지 터지며 점수차를 9-6으로 벌렸다.
9회초 도미니카 공화국 공격. 한국 마운드에는 8회 1사부터 마운드를 지킨 마무리 박영현이 그대로 출격했다. 박영현은 선두 타자 데 레온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세스페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핸슨에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1.2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8회초 1사 후 마무리 박영현을 일찍 올린 장면에 대해서는 “일찍 투입한 것도 두 번의 공격이 우리에게 남았기 때문”이라면서 “박영현은 우리 팀에서 구위가 가장 좋다.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될 거로 믿는다”고 칭찬했다.
우중간을 가르는 결승 3루타를 터뜨린 뒤 기쁨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선수단 분위기를 올린 박성한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모두 뭉쳐서 역전했다”면서 “중요한 순간에 저에게 기회가 왔는데, 잘 살려서 오늘 짜릿한승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이 외야 우중간을 가를 때 기분을 묻자 박성한은 “해냈다 싶었다. 소름이 돋고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면서 어퍼컷 세리머니에 대해선 “크게 하고 싶기는 했는데, 실제로 크게 한 건지 잘 모르겠다. 너무 기뻐서 그런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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