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大 무전공학과, 이과생이 휩쓸듯…중위권은 '탐구' 변수
'문과생' 원점수 합격선 '이과생'보다 9~10점 높아
올해 국어가 평이…수학 '미적분' 표준점수 더 유리
상위권대는 '이과 독식' 우려…'융합인재' 취지 퇴색
"중상위권은 탐구 반영 방법 따라 격차 상쇄 가능"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상당수 대학에서 늘어난 전공 자율선택제(무전공) 학과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미적분을 치른 이과생이 휩쓸 것으로 유력시된다. 다만 중상위권부터는 탐구 반영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요강을 따져보고 지원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17일 종로학원이 지난 15일 세종대학교에서 개최한 '2025학년도 정시 합격점수 예측 및 전략 설명회'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계열 구분 없이 선발하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표준점수 합격점수는 405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수능 국어·수학·탐구 원점수로 추정해보면 소위 '문과생'(확률과통계·사회탐구)은 285점,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과학탐구)은 276점으로 관측됐다.
서울대 '학부대학 광역' 모집단위도 수능 국·수·탐 원점수 기준 합격선은 문과생 285점, 이과생 276점, 표준점수 합격선은 둘 다 405점으로 자유전공학부와 비슷했다.
표준점수 합격선이 398점으로 여겨진 고려대 학부대학, 자유전공학부도 원점수 합격선은 문과와 이과 각각 277점, 267점으로 추정돼 이과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도 표준점수 합격선은 390점인데 원점수로 보면 문과생이 268점으로 이과생(258점)보다 총점 10점을 더 얻어야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관망했다.
다른 입시 전문가들도 상위권 주요 대학 자유전공학부에서는 '이과생'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무전공 모집단위는 이과생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 대학에서도 무전공으로 선발한 아이들이 자연계열로 전공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수능 표준점수 계산 방법 특성상) 이과생이 유리할 것"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수학 '미적분' 응시생이 '확률과 통계'보다 적은 문제를 맞혀도 같은 표준점수를 획득하는 이유는 수능에서 성적을 산출할 때 채택하고 있는 '조정 표준점수' 때문이다.
수능 성적표에는 문제를 맞힌 원점수를 적는 대신 수험생들의 상대적 위치를 표시한 표준점수가 적힌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현재까지 문과생과 이과생 성적을 따로 계산하지 않고 합쳐서 표준점수를 한꺼번에 산출하고 있다.
이 때 수험생이 선택과목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같은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의 공통과목 평균을 다른 선택과목 응시 집단과 비교해 평균이 높은 선택과목 응시생들의 표준점수를 높여주는 방식을 쓴다.
그런데 미적분은 주로 자연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응시한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에서는 의대 등 이공계 모집단위 입시에서 수능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응시하지 않으면 지원을 막거나 가산점을 주지 않고 있다. 미적분 응시집단의 표준점수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수능이 끝나고 가채점 결과가 나오며 소위 문과생이 이과생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은 더 힘을 얻는다. 국어가 예년보다 평이했던 것으로 예측돼 아무리 국어 성적이 좋아도 수학과 격차를 좁히기 어려워 보인다.
주요 업체 표준점수 최고점 추정치를 보면, 메가스터디교육(15일)은 국어(언어와 매체)와 수학 미적분, 확률과 통계 각각 137점, 145점, 139점으로 관망했다. EBSi(16일)는 과목 구분 없이 국어 138점, 수학 145점이었다.
국어 만점자가 수학 미적분 만점자보다 표준점수가 8~9점 낮고, 수학 확률과 통계 만점자가 미적분보다 표준점수가 6점 밑인 상황이라 수학 미적분이 유리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확대하고 융합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에서 국고 인센티브를 내걸고 전공 자율선택제 모집인원을 이번 입시부터 대폭 늘렸다.
그러나 대부분 신입생들이 이과생으로 편중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취업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 인문계열 학과의 위기가 심화된다는 지적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든 문과생들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온다. 올해 사회탐구가 예년보다 어렵게 나와 대학이 탐구 반영비율을 어떻게 정해 놓았는지에 따라 격차가 좁혀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남 소장은 "상위권 대학은 이과생이 무전공을 휩쓸 가능성이 보이는데 올해 수능 과학탐구 응시자가 너무 줄어서 홍익대 등 중상위권 대학부터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탐구는 백분위 점수를 쓰는데 사회탐구가 어려워서 응시자 수가 적어 성적 구간이 내려갈 수록 백분위 점수가 크게 떨어지는 과학탐구보다 좀 더 유리하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탐구 반영 비율이 높은 모집단위라면 중상위권 이하 대학에서는 문과생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소장도 "(무전공 외 다른 모집단위에서) 문과침공은 그렇게 많을 거 같지는 않다"며 "대부분 대학이 탐구에서 통합 변환 표준점수(문과생과 이과생을 합쳐서 자체적으로 계산)를 사용하면 격차가 많이 상쇄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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